우리는 승리로 가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2016년 5월 2일cultural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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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터널과 동굴의 공통점이 무엇인줄 아시나요?”

“여러분 터널과 동굴의 공통점이 무엇인줄 아시나요? 두 곳 다 들어가면 어둡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무엇인줄 아시나요? 동굴은 나가는 곳이 없지만, 터널은 아무리 길어도 나가는 곳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승리로 가는 투쟁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길고 긴 터널 끝나는 날까지 연대하겠습니다. 함께 승리합시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농성중인 하이디스 지회 김승배 동지가 지난주 진행된 콜트콜텍 화요문화제에서 한 발언이다. 하이디스 지회는 현재 본사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3300일 넘게 투쟁한 콜트악기 방종운 지회장님이 한 말씀 하신다. 제발 장기투쟁은 배우지 마시라.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이 농성장을 여의도로 옮기고 매주 화요일마다 여의도를 떠들썩하게 화요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많은 뮤지션들이 연대를 했다. 특히 지난겨울 하도 추워서 장비도 얼고 기타 치는 손이 얼어서 고생을 했던 많은 뮤지션들에게 진심 감사를 표한다. 그렇게 우리는 새누리당 앞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흥겹게 놀았다. 가끔 보면 경찰들도 우리의 문화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위는 멀리 지나가고 이제 낮이면 농성장 안은 따뜻하다 못해 덥다. 한증막이 따로 없다. 이 더운 공간에서 기타를 연습한 방종운 지회장님도 지난 문화제에서 솜씨를 뽐내셨다. 항상 착용하고 계시는 금속노조 조끼를 입으시고 금속노조가를 부르셨다. 방 지회장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곡이 아닐까 싶다. 소원을 이야기 하셨다. 다음번 제주에서 진행될 영화제에 꼭 초대되길 바란다고 하셨다. 더욱 연습에 박차를 가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으리라 믿는다.

화요문화제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기타노동자들이 홍대 클럽빵에서 진행된 수요문화제에 참여했다. 변화무쌍, 여유, 전우인, 지나가던 조씨, 지하실의 개들, 찬호, 천서혜 밴드, 허밍렌치, 콜밴 등 역대 최다 뮤지션이 함께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콜밴은 이 쟁쟁한 뮤지션들 속에서 엔딩 무대라는 중책을 맡아 긴장된 모습을 보였지만, 실수 없이 무대를 마무리 했다. 이번 수요문화제에는 처음으로 콜트콜텍과 인연을 맺은 뮤지션들이 많았다. 허멍렌치 등은 다음번 수요문화제에도 꼭 참석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수요문화제 다음날, 이번에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농성장에 활력을 준다. 만화가 이동슈 샘과 전진경, 치명타 작가는 매주 목요일을 드로잉데이로 정하고 농성장 풍경 혹은 기타노동자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렇듯 많은 예술가들이 콜트콜텍 싸움에 함께하고 있다. 콜트콜텍 여의도 농성장에 가면 뜨개질로 만든 ‘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길고 힘든 투쟁의 터널에서 문화제가 없었다면 그리고 함께해주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지루했을까.

5월 7일 그리고 21일 길고 길었던 겨울을 지탱한 천막을 재보수 하려고 한다. 천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비닐은 낮에는 접고 밤에는 다시 내릴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문제는 우울한 농성장을 화사하게 만들 방법이 문제다. 다시 많은 이들에게 부탁하려 한다. 콜트콜텍 여의도 농성장에 활력을 주세요. 농성장을 상큼하게 만들어 주세요. 이 질긴 터널에 힘을 모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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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찬 _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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