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주간브리핑] 2016년 8월 다섯째주

2016년 9월 1일culturalaction

1. 서울문화재단 대표에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내정

예능 PD 출신이자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인 주철환 씨가 서울문화재단 차기 대표로 내정되었습니다. 주철환 후보자는 17년간 MBC, OBS, JTBC 등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언론인으로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같은 굵직한 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타 PD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시는 주철한 후보자가 ‘혁신적이며 부드러운 리더십을 지닌 설득형 지도자로 평가’를 하며, ‘기획력과 제작 실무능력 뿐 아니라 조직 혁신 능력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시민문화육성 및 지원, 예술창작지원 및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서울시민들의 문화적 삶과 가치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예술 전문기관입니다. 특히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서 문화적 가치와 문화가 가지고 있는 창조성과 혁신성을 서울시민의 삶속에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조직입니다. 하지만 전임 조선희 대표를 비롯해서 방송/언론인 출신이 또 서울문화재단 대표에 내정되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방송/언론과 문화콘텐츠 분야도 서울문화재단이 수행해야할 과업 중에 중요한 분야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조직의 대표가 가지는 무게를 생각했을 때 문화계의 전체를 아우르고, 서울문화재단이 추구하는 비전과 방향을 담아낼 수 있는 인사인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서울문화재단 대표 내정은 인물의 전문성보다는 대중적 인지도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연합]서울문화재단 대표에 주철환 아주대 교수 내정(2016.8.23)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8/23/0200000000AKR20160823142000004.HTML

2. KBS, 끝내 ‘인천상륙작전’ 보도지침 거부한 기자에게 징계

KBS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낮은 평점을 준 영화평론가들에게 비판적 보도를 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기자 2명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징계를 받은 KBS 문화부의 서영민·송명훈 기자는 당시 ‘편향된 리포트는 할 수 없고’, ‘개봉 첫 주도 지나지 않은 영화에 대해 관객과 평론가의 차이를 어떻게 논할 수 있느냐’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KBS 측은 상사의 직무상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징계의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전국언론노조 측에 따르면 KBS 편성규약에는 ‘취재·제작 실무자가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제작을 강요받을 경우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들며 오히려 이번 징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천상륙작전>은 영화의 편향성으로 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그러한 영화를 공영방송인 KBS가 직접 30억 원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KBS 사측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번 징계가 단순히 KBS 내부의 문제로 그칠 수 없는 부분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생각해봐도 이번 징계 결정은 저널리즘의 기본조차 무시하는 KBS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향]영화 ‘인천상륙작전’ 보도지침 내린 KBS…지시 거부한 기자 2명에 ‘감봉’ 징계 강행(2016.8.2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8252251025&code=940705

3.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문화올림픽(?) 만들겠다

8월 27~28일 양일간, 제주 신라호텔에서 제8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서 발표한 ‘제주선언문’에는 ‘한·중·일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실현을 통한 상생발전 추구’라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미래 세대의 문화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스포츠와 문화를 융합한 ‘한중일 문화올림픽’ 프로그램(학술 심포지엄, 공동작품 창작·발표 및 축제 등)의 공동 개발과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문화연대가 꾸준히 주장해왔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은 예산낭비와 적자를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방식, 500년된 원시림인 가리왕산의 환경파괴 등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의지나 노력 없이 문화부가 주장하는 ‘문화올림픽’이 과연 무엇인지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한중일 간에 문화예술 행사를 교류하고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화행사를 통해 올림픽의 문제점을 덮는데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화올림픽은 대형 문화예술행사로 포장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통해서 문화적 가치(인권, 환경, 평화 등을 포함하는)를 확산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될 때 비로소 문화올림픽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 이상 ‘스포츠’와 ‘문화’를 허울 좋은 명분으로 이용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주의소리]평화의 섬 제주서 ‘한중일 문화 올림픽’ 뜻 모았다(2016.8.28)

http://www.jejusori.net/?mod=news&act=articleView&idxno=181467

 

* 박선영 _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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