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단장한 농성장에서 잘먹고 잘싸우자

2016년 5월 31일culturalaction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천장도 없이 농성을 시작했다. 단식을 시작한 방종운 지회장의 건강을 생각해 텐트를 치고 잠을 자게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하늘을 보면서 잠을 청했다. 이후 차츰 차츰 골격도 세우고 비닐로 감싸서 천막을 만들었다. 짐도 하나 하나 늘어나 수납공간을 만들고, 바닥도 보강했다. 그리고 겨울을 나기 위해 더 튼튼하고 아늑하게 공간을 꾸며갔다. 그렇게 겨울, 봄을 지냈다. 그렇게 240여일을 여의도에서 보냈다.

그러는 사이에 막말 김무성은 총선 패배의 책임일 진다는 핑계로 모든 언론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새롭게 구성된 새누리당 그 누구 하나 이웃사촌인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에게 인사 오지 않고 있다. 여전히 3400일 이상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국내 최장기 투쟁 사업장에 대한 외면은 계속되고 있으며, 노동악법을 개악하려는 움직임 역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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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름을 맞을 순 없다

5월 들어 폭염이 지속됐다.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비닐로 감싸진 천막안은 찜통 수준이었다. 결국 이대로 여름을 맞을 순 없다는 모두의 생각이 모여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먼저 구조물을 손 보고 두물머리에서 보내준 ‘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는 작품을 앞으로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출입문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천막 양 측면은 비닐을 올리고 내릴 수 있도록 정비하고 모기장을 설치했다. 공사 중간 경찰이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철거하는거냐고 물었고, 여름을 보내기 위해 보강공사를 한다는 이야기에 시무룩하게 떠나갔다.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농성장 새단장은 순조롭게 끝났다. 이제 새롭게 여름을 가을을 보내야 한다. 그 이전에 콜트콜텍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천막이 아닌 자신들의 삶의 공간에서 여름과 가을을 보내길 소망한다. 물론 현재로선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새누리도, 새정치도 모두 민생을 이야기 한다. 자신들의 가장 가까운곳에 여전히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천막에서 싸우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삶의 노래를 돌려주는게 민생의 첫 시작이다. 이제는 국회가 해결해야 한다. 국회가 앞장서서 해결하라는 피켓을 새로 만들었다. 20대 국회에게 물어보려 한다. 당신들이 듣는 노래에서 피 맺힌 기타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만 그들을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 이두찬 _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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