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를 빼앗긴 사람들의 행진곡

2016년 5월 24일culturalaction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이명박 정부 이후 특정한 음악은 사회를 봐라보는 하나의 선이 되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사실 그깟 노래가 무어라고 이럴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대변하는 노래이며, 특히 우리 민중에게는 꼭 지켜야할 노래 중 하나이다. 올해 초 테러방지법을 둘러싸고 필리버스터가 한 창일 때 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눈물을 흘리며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은 여전히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겐 불통의 박근혜 정부에게 던지는 통쾌한 직구였다.

이번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도 어김없이 5월 초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야 하는가 마는가로 정부와 야당의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결국 제창으로 결정됐고, 합창으로 끝이 났다. 한낱 국무총리 따위는 서서 입 한번 열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 분열을 초래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그런 모습조차 받아드리는 대범함을 보여줬다.

518 전날인 5월 17일 저녁 6시 반 삶의 노래를 빼앗긴 사람들의 문화제가 진행됐다.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함께하는 화요문화제. 이번 주에는 여유가 출연해 삭막한 여의도 공간을 달달하게 채워줬다. 여유와는 지난달 수요문화제때 처음으로 만났는데, 단지 1회성 만남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하겠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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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동자들이 여의도로 거점을 옮긴지 230일이 지났다. 그러나 이웃인 새누리당의 그 누구 하나 나와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민생의 민낯을 보고 있다. 국민을 위한다는 현수막조차 사라진 새누리당과 그 앞을 지키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에서 20대 국회 처참한 풍경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번 주 목요일 26일에는 여의도 농성장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토요일 농성장 골격을 손보고 비닐을 지붕으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을 진행하는 중간 경찰들이 웃으며 다가와 철거 하냐고 물었고, 재보수 한다는 대답에 낙담을 하며 돌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제 20대 국회가 개원할 시기이다. 제발 20대 국회에서는 거리로 나온 사람들, 망루로 올라간 사람들 삶의 노래를 빼앗긴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 아울러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투쟁 사업장인 콜트콜텍 문제가 꼭 해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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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찬 _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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