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공유지에 대한 새로운 상상

2016년 5월 3일culturalaction

공유, 공공, 공생을 생각하다

경의선 부지는 경의선 철길 구간(용산~가좌, 6.3km)이 지하화 되면서 비어 있게 된 지상부분의 공간으로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공공의 공간이자, 서울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생태축이다. 이러한 중요한 공간인 경의선 부지가 대규모 개발로 인해 주변 권역에 대규모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인근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을 파괴하는 방향의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경의선 부지는 홍대입구역, 서강대역, 공덕역 등의 지역에서 대규모 자본을 위한 개발지로 결정되면서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투기의 대상으로 사유화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개발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참여는 배제된 채 자본과 행정 주도의 폐쇄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공유지를 대기업이 사유화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도시공간을 둘러싼 시민들의 권리 보장, 도시공간이 가지는 생태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 삶의 공간으로서의 장소성을 고려한 도시 공간의 설계를 위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왔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위한 출발점으로 자율적 개인과 단체들이 모여서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이라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경의선 공유지 베이스캠프
<그림1> 경의선 공유지 베이스캠프

경의선 공유지 베이스캠프를 아시나요?

공덕역 인근에 경의선 철길을 따라가다 보면 컨테이너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공간이 있다.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서 시민들을 위한 벼룩시장과 다양한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작년까지 ‘늘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이 공간도 다른 공간들처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대기업에게 장기 사용권 넘겨주고 대규모 개발을 앞둔 상태이다. 이 공간에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원래 시민들의 땅인 공유지를 대기업으로부터 지키고, 시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활동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스쾃(공간 점유 운동)을 하고 있다.

‘늘장’으로 불렸던 이 공간은 시민들의 참여와 행동을 통해 시민들의 도시권(도시를 살아갈 권리)를 회복하고, 도시 공간의 공공적 가치를 지키기 활동 거점이라는 의미로 ‘경의선 공유지 베이스캠프’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의선 공유지 베이스캠프에서는 시민들과 도시공간 전문가들, 다양한 창의적 주체들이 모여서 공유지에 대한 상상과 대안을 고민하고, 창조적 공유지로 만들기 위한 현실적 고민들을 위한 활동이 진행 중이다.

 경의선 공유지 파종 프로젝트 
<그림2> 경의선 공유지 파종 프로젝트

새로운 공간에 대한 상상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자본과 행정의 결탁을 통한 폐쇄된 개발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경의선 공유지 시민대안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공모, 선정, 합의의 과정까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개발 과정의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들을 고려하고, 시민참여와 거버넌스의 원칙이 이뤄지는 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경의선 공유지 시민대안개발 프로젝트
<그림3> 경의선 공유지 시민대안개발 프로젝트

공간이라는 것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간을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상품으로만 볼 때의 이야기이지, 결코 상식적인 것이 아니다. 공간은 주변과의 관계, 그 공간의 주변에 살고 이용하는 사람들, 그 지역의 문화·생태·역사적 가치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대안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 박선영 _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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