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문화정책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정책을 위해(43호)

2014년 7월 16일culturalaction
[편집자주] 박원순 서울시정 2기, 서울시 민선 6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01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혁신적인 선거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지지를 보낸 결과입니다. 물론 박원순 시장 스스로 밝힌 것처럼 그 바탕에는 지난 박원순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가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기와 지지에 비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공약이나 문화정책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화빵>이 살펴보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공약 그리고 앞으로 박원순 서울시정이 추진해야 할 문화정책 과제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① 박원순 서울시장 문화공약 둘러보기 / 이원재 (문화연대)
② 박원순 서울시정의 문화정책은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 이원재 (문화연대)
③ 문화정책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정책을 위해 / 최혁규 (문화사회연구소)

문화정책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정책을 위해

최혁규 (문화사회연구소)

문화예술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문화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6.4 지방선거 이후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공약과 문화정책일 것이다. 이번 문화정책 평가 포럼은 박원순 서울시정 2기가 이명박시정과 오세훈시정 때처럼 경제 환원주의적인 관점에서 문화를 도구화하고 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고려 없이 하드웨어 사업으로 문화정책이 전락해버리는 상황을 견제하고 미리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문화는 노동, 환경, 주택 등의 다양한 정책들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으나, 행정상의 개별 정책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활동이고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원리이기 때문에, 문화정책과 함께 문화분야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정책들, 그리고 그 정책들을 관통하고 있는 문화적 관점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새로운 혁신 과제들을 제안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지난 9일 있었던 <박원순 서울시장 문화공약 평가 및 서울시 문화정책 혁신 과제>는 이런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공약 전반과 문화공약 및 문화관련 공약들을 살펴보고 분석 및 평가한 후, 실제 공약이 정책화되는 단계에 있어 필수적인 제도적 혁신과제들을 이야기했다. 이원재 소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공약이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의 기존 문화행정 구조의 연장선상에서 구상된 것이라는 점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으며, 기존 구조에 대한 개혁과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문화예술생태계 활성화 지원”, “시민리그제 운영”, “역사문화도시” 등의 공약들을 가능성을 보이는 공약들로 언급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시민주도 참여기획도시에 방향성을 둔 문화행정의 혁신과 제도개혁을 박원순 서울시정 2기 문화정책의 혁신과제들로 제안했다.
이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책의 구상과 집행이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에 본부에서 재단으로 정책을 내리는 식에서 벗어나 민주적이고 수평적으로 정책을 구상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조정해주는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 목표를 세워야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김윤환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박원순서울시장의 전체 공약은 문화적이지만 문화공약은 문화적이지 않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하며, 지역이나 공동체를 위한 활동 조건을 마련이 분과적이고 단절적 형태의 지원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지원체계가 우선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정책 중 관광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여전히 관광정책이 양적전환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제는 서울시가 질적전환으로서 관광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범 디자인평론가는 박원순 2기 서울시정에 대해 기대할 부분을 명확히 파악해서 전략과 전술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플로어에서 나온 의견 역시 문화에 대한 경제 도구주의적이고 문화 개발주의적인 시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정의 2기 출범을 앞두고 문화공약과 문화정책, 그리고 정책 전반의 문화적 관점에 대한 토론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문화정책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부터 구체적인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이나 정책들이 어떠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모든 토론들의 핵심은, 모두의 삶과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을 문화적으로 만들어가는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점이다. 문화적인 삶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요구하고 실천하며 문화권리를 실현해가는 과정에 있다. 서울시 문화정책의 혁신과제들의 핵심도 바로 이점에 있다.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문화적 실천을 하기 위한 기회와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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