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깡총] Made in innovation? (40호)

2014년 6월 5일culturalaction

Made in innovation?

 

 

청개구리 제작소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의 담론이 고치기(fix), 수선(repair), 디아이와이(DIY)과 같은 ‘제작’의 단어들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핸드메이드 어반(HANDMADE URBAN), 팹시티(FABCITY) 등의 도시 마케팅은 창조경제와 맞닿아 도시에 새롭게 접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의 생산 시스템인 제조업에 대한 재배치가 활발하다. 미국의 퇴락해 가는 제조업의 도시에 등장한 테크숍(Techshop)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제작 공방은 ‘made in China’에 빼앗긴 국내 제조업 시장을 다시 ‘made in USA’로 돌리기 위한 전진기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쓰러져가는 제조업의 정신을 재무장할 ‘신모노츠쿠리(물건 만들기, 장인적 제조업)’ 정신을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자임해 왔던 중국이 올해 심천 메이커 페어에서 보여준 “중국과 함께 혁신을(innovate with china)” 이란 슬로건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제까지의 실리콘 밸리의 ‘상상력 없는 파트너’의 역할을 벗어던지겠다는 의지가 확연한 이 슬로건이 말하듯 중국은 이미 디지털과 결합한 제조업이 해커 스페이스(Hackerspace)등의 풀뿌리 제작 공간들과 결합하며 흘러가고 있다. 중국의 짝퉁 문화도 이런 맥락에서는 자율, 개방, 민첩함을 가진 자유로운 오픈소스 정신으로 재해석된다. 현재 중국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위해 메이커 무브먼트(제작자 운동)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메이커(Makers)>라는 책을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을 예고한 저자 크리스앤더슨은 이제 중국의 메이커(제작자)와 공무원에게는 락스타와 같은 존재이다. 중국이 정부 주도형 해커스페이스 ‘혁신의 집’(Innovation House)을 짓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러한 흐름과 큰 공명을 이룬다. 이미 미국의 오바마 정부 또한 학교 내 해커스페이스와 같은 제작 공간을 인큐베이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것은 제작 문화의 흐름이 국가 경쟁력과 신경제로 흘러가는 흐름이기도하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무한상상실’ 사업이나 행정에서 일자리 연계나 도시와 장소의 재생 방식으로 취해지기도 하며, 혁신이 ‘사회적’ 프로그램으로 다루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현재의 제작기술문화의 지형이라는 것이 어느 것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를 관찰하게 된다. 분명 지금의 제작문화 생태계는 경제, 도시, 생산, 노동구조의 변화와 연결되고 있고 혁신이라는 목적아래 어느 것은 쉽게 지워지고 생략되며 또 어떤 것은 큰 변화를 예고할 것이다. 주변에서 마주하는 ‘00혁신’이라는 선언과 같은 언어들과 활동을 보면서 그것이 무엇을 향하고 있을지 질문을 가져본다. 그리고 우리가 혁신에 몸살을 앓고 또 맞이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상상해 본다. 혁신 다음으로 우리가 선택할 방향이자 태도? 세상은 사회는 늘 혼란스럽다

*이 글은 한겨레21(1008호 발간) <황야의 제작자들> 원고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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