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사네 TV보기] <하우스 오브 카드> ㅡ무자비하고 냉혹한 세계의 매력 (39호)

2014년 5월 22일culturalaction

<하우스 오브 카드>

ㅡ 무자비하고 냉혹한 세계의 매력

박은정

ciudad80@naver.com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청와대 생활이 미국 NBC 드라마 웨스트윙과 같기를 희망한다고 했다인자한 아저씨 같은 대통령이 복도 곳곳을 걸어 다니며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안부와 유머를 주고받으며 풍기는 훈훈함은 홈드라마 같고속사포 같이 쏟아지는 각종 이해관계들의 현실 벽 앞에서 자신들의 진보 정책이 난관에 부딪히지만 절대 꿈꾸는 사회를 포기하지 않는 낙관이 있다이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하며 앞으로 나아간다웨스트윙을 보면 정치란 사람 냄새 나는 곳이구나 하며 정치판에 한 번 뛰어들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반면 케이블 채널N에서 방송한 미국 넷플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정치란 사람이고자 한다면 함부로 끼어들어서는 안 되는 판이고살아남고자 한다면 우연이라도 그 곁에 있어서도 안 되는 무자비하고 냉혹한 것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는 의회에서 22년 지낸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다수당 원내총무를 맡고 있다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는 워싱턴에서 2013년 민주당 신임 정부 탄생에 큰 역할을 했고 대가로 국무장관 자리를 내정 받기로 했다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배신당한 프랭크는 치밀한 복수를 시작한다국무장관이라는 그저 자신의 밥값이나 원했던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리며 표 하나 얻지 않고 최고 권력자가 된다그리고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과장돼 있다라고 말한다.

돈이란 세월이 지나면 무너지는 모래성이지만 권력은 세월이 흘러도 철옹성 같은 것’ 이라는 명제를 갖고 있는 프랭크는 어떠한 대의도 없이 오직 자신 만을 위해 권력을 가지고자 무자비한 효율성을 발휘한다그가 성공하고 목적을 이뤄 나갈수록 사람들은 이용당하고 무참히 버려지고 죽어나간다사람 냄새 전혀 나지 않는 무서운 세상을 푸른 회색 톤으로 조용히 관조하며 보여주는 이 드라마가 설득력 있고 현실성 있게 다가온다그건 프랭크가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이 설득력이 있고 때로는 그의 미덕에 감탄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이기심으로 희생되는 자들을 지켜 볼 줄 알고 때론 힘들지만 감당한다상대가 원하는 것을 읽고통 크게 주며상대를 설득할 줄 안다그리고 이건 그의 미덕인데 예의 있고 쉽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아무리 싫은 상대라도 차 한 잔은 권하는 것이 예의라며 품위를 지킬 줄 알고대가 필요한 돈으로 자신을 팔지 않는다모든 것을 걸고 정면 돌파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프랭크를 보면 매력 있다.

지금으로서는 훈훈한 <웨스트윙>이 전혀 현실성 없어 보이고, KBS <정도전>의 백성이 송곳 하나 꽂을 땅 없는 고려를 버린 정도전과 500년 역사를 지닌 고려를 끝까지 지키고자 한 정몽주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오히려 자신만을 위한 권력을 갖기 위해 무자비한 효율성과 합리적 기준으로 능력을 맘껏 보여준 프랭크나 이임이 더 흥미롭다정의나 대의를 말하기 이전에 워낙 황망한 무능이 판치는 세상이다 보니 이런 능력자가 눈에 들어오나 보다하지만 안다세상은 성공하는 프랭크나 이인임이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의명분으로 실패하는 정도전과 정몽주에 의해서 바꿔진다는 것을 그리고 역사에 기리기리 남아 기억되어진다는 것을 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rev Post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