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상하는 북한은 없다]문화적 관점 부재의 대박통일론(35호)

2014년 3월 27일culturalaction

문화적 관점 부재의 대박통일론

권금상

문화연대 집행위원, 사람숲다문화연구소 대표

shadow60x@hanmail.net

박근혜대통령은 연초 연설에서 발표한 통일대박론에 이어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여 평화통일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드시 한반도의 통일을 이루어 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중략) 이를 통해 남북 간, 세대 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
이러한 박대통령의 통일론은 통일에 대한 역사적 책임감과 통일 준비를 직접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다. 박대통령의 통일론은 김대중 정권에서 시작된 햇볕정책과 협력적 대북관계를 반대해 오던 보수 진영으로부터도 지지받고 있어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대략 큰 물꼬의 합류점을 튼 셈으로 보여진다.
햇볕 정책과 대박통일론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도록 노력하자는 두 정권의 거시적 입장은 같겠지만 철학적 배경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햇볕정책이 남북한 간의 긴장 관계를 완화하고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자는 취지였다면 대박론은 영어로 보난자(bonanza·노다지)와 잭팟(jackpot·거액의 상금)으로 표현하며 일방향적 주체세력에 의한 경제적 이익을 강조한다.
국민적 합의 방식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햇볕정책이 당시 식량난과 장기적 재해 등 어려움에 처한 북한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족과 사람의 통합을 추구했다면 대박론은 경제적 타산논리를 앞세운 경제 식민주의적 입장에서 국민의 합의를 이끌고자 한다.
지금 현재 일고 있는 통일대박론은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논의되어 노다지라는 결과에 대한 상상을 강요한다. 그러다보니 통합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인간의 화합이어야 한다는 철학적인 논의는 부재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통일비용만 이야기할 뿐 독일의 경우 마음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그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살피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통일론이 어쩌다 근대사에서 강대국들이 자행하던 경제식민주의적인 관점으로 달려가고 있는가 심히 우려스럽다.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부터 이후 모두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위한 문화의 역할은 매우 크다. 남북한 사람들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분단으로 인해 지속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상생의 통합을 이끌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접근과 민간차원의 교류가 필요하고 동시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통일의 의지는 모아졌으니 진정한 한반도의 문화융성을 위해 통일구상에서 실천까지 문화적 정책과 관점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8년간 중단된 남북한 여자축구 교류팀, 경평축구단 (출처: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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