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스코프]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 누구를 위한 마을미디어 활성화인가?(35호)

2014년 3월 27일culturalaction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 

 

누구를 위한 마을미디어 활성화인가?

최혁규 / 문화연대 활동가

misueno4@gmail.com

지난 3월 18일 시민청에서 <마을미디어 청책토론회>가 있었다. 서울시의 주최로 미디액트,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전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가 공동으로 준비한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중장기 발전계획안 수립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주훈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은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 대해, 유창복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의 “마을생태계 구축을 위한 마을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발제를 했고, 이소영 성북마을방송 와보숑TV대표와 안병천 관악공동체라디오 대표가 각각 와보숑TV와 관악FM의 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토론회 현장에서 자유토론을 통해 논의가 오고갔다.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공약 사항 중 하나인 ‘시민이 만드는 라디오 방송국 적극 지원’에 근거해 시작했다.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은 2012년에 시작한 <우리마을 미디어 문화교실> 1,2기가 진행되며 같은 해 10월에 수립된 ‘마을미디어활성화 종합계획안’을 기반으로 2013년엔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확장시켜 진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만으로는 2년째이지만 <우리마을미디어 문화교실>까지 포함해서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사업은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013년 4월 <서울시마을미디어지원센터> 공개모집을 통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센터와 민관협력거버넌스 형태로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서울시에게는 작년이 마을미디어 활성화의 원년이라 할 수도 있다. 또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이 서울시 마을공동체 정책의 일환이며,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이 사업의 증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서울시에게는 중요한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작년 한 해의 마을미디어가 활성화되며 드러난 성과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성공적이었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로 선정되어 운영하며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운영, 마을미디어교욱 및 활동지원과 제작 등을 했고,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을 통해 우리마을 미디어 문화교실 3,4기에 총 33개 공동체를 선정되어 TBS를 통해 결과물들을 방영되었으며, 마을미디어 공방활동에 25개의 공동체를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고, 서울마을미디어축제가 두 차례나 개최되는 등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그리고 몇몇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주민들이 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 활동을 하며 서로 소통하고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졌다는 면에서 실제로 마을미디어는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이 1년밖에 안 되었기에 정책의 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라기보다 이 정책을 장기적으로 진행함에 있어서 지적되어야 될 부분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항은 청책토론회 사전 질문의 결과에 나와 있다. 이를 살펴 보면, 마을미디어 운영 전담인력 지원, 콘텐츠 제작 및 활동을 위한 기초 장비 지원, 마을미디어 공간 지원이 ‘마을미디어 기반 조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뽑힌다. 그리고 ‘마을미디어 교육체계 구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마을미디어 참여 주민 중심의 활동가 발굴 및 양성 지원, 마을미디어 시민 참여 기회 확대, 수준별 마을미디어 교육 지원이 선택되었다. 또한 ‘마을미디어 활동 모델 개발 및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 모델 연구 및 개발, 마을미디어 활동 지원이고, ‘마을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마을미디어 전문 제작인력 양성, 마을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 마을미디어 콘텐츠 유통 및 배급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이 설문조사로 인해 나온 결과는 마을미디어의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렇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마을미디어 활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전 질문에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설문 항목 중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같은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 자체에 대한 질문이 없다. 이는 마을미디어 활성화 정책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면서 동시에 서울시의 행정 집행 구조의 문제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앞서 얘기했듯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은 마을공동체 정책의 일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공동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추진목적에도 나와 있듯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은 “마을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주민간 소통 활성화 및 시민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향상”과 “지역문화 공동체를 회복 및 형성”을 위해서다. 개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표현하고 이것들을 통해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정하며 갈등과 이해관계를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매체’로서 ‘미디어’ 활용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또한 관주도 하에 정해진 정책 안에서 세부적인 내용들을 민관 거버넌스라는 형태로 결정해 서울시 사업으로 집행하려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실제 마을미디어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운영단체들은 마을미디어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마을미디어의 주체들은 마을과 미디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질문은 마을미디어 중장기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출처 : 관악F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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