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무대연구소 일지] 전통공연의 미래는 있는가?(19호)

2013년 6월 6일culturalaction

[이런저런무대연구소 일지] 19호

 

전통공연의 미래는 있는가?

 

박선영

 

4월 27일부터 6월 15일까지 8회에 걸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박물관! 춤추고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매주 토요일에 전통예술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전통공연이 낮선 일반 시민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창작곡과 국악 아카펠라, 타악 퍼포먼스, 창작연희와 가면극, 무용과 판놀음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젊은 국악인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에 현대적 트렌드를 가미한 공연들로 구성되어 전통공연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기획으로 평가 받고 있다.

6월 1일 공연에서는 연희패 <더 광대>의 연희공연이 있었다. 풍물놀이, 북춤, 사자놀음 등 전통연희의 기본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탄탄한 연주 실력과 입담으로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더 광대>의 연희는 기존의 전통공연 형식을 잘 재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뿐이라면 공연의 한계점으로 보일 가능성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 만담에서 보여주듯이 고어를 많이 써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다거나 공감을 얻지 못하는게 아니라 대중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는 점에서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퓨전음악 열풍은 한때 퓨전음악을 하지않으면 전통을 보존하기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분류 될만큼 큰 인기를 누렸었다. 그래서 퓨전음악이 마치 전통공연의 미래처럼 생각되었고 젊은 국악 전공자 출신들은 퓨전음악 팀을 만들기에 바빴다.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Let it be”나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서양식 밴드에 해금, 장고, 태평소를 결합한 퓨전 밴드들은 실제로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퓨전음악의 거품은 걷힌채 몇몇 유명팀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전통공연의 희망으로 여겼던 퓨전음악의 몰락은 마치 전통공연의 사망선고 인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퓨전 음악이 호황을 누릴때도 음악적 성취보다는 센세이션한 이슈에 집중하거나 퓨전음악 소비 시장의 형성을 위한 노력보다는 정부 행사나 이벤트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많은 지적을 받아 왔었고 지금의 몰락이 어느정도 예상되었다.

퓨전음악은 왜 몰락할 수 밖에 없었을까? 이 부분에 대한 답은 퓨전음악의 출발점에서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퓨전의 시도는 전통공연의 위기에서 출발되어 어떻게 현대화 하느냐에 대한 고민의 결과였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국악 전공자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국악계의 세를 불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출발부터 엇나갔기 때문에 결과는 어찌보면 필연적이었다.

전통음악계의 유지가 아니라 전통음악이 현대 사회에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고 전통문화에서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 광대>의 공연은 전통적 연희의 해학을 잘살리면서도 대중들과 접점을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서 잘 찾은 것 같다. 우리가 지켜야할 전통은 의상이나 악기, 공연 형식 같은 외형적인 것이 다가 아니다. 오히려 그 속에 녹아 있는 전통적 가치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것이고, 그 가치를 살리기 위한 고민이 전통공연의 미래를 보장하는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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