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트 행동주의]연재 시작에 부쳐(34호)

2014년 3월 11일culturalaction

연재 시작에 부쳐

이광석/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공동소장

kslee@seoultech.ac.kr

 

<뉴아트 행동주의>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내 글쓰기의 전체 방향을 미리 독자들에게 예고하고 가고자 미리 짧은 서언을 첨부한다. 필자가 보려는 ‘뉴아트 행동주의’는 특정의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미학을 추구하는 국내의 예술 창작자, 문화활동가, 미디어 생산자들의 현실 개입의 실천 행위에 근거한다. ‘사이방가르드’라는 신조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이 용어법은 좀 더 해외 미디어·예술 실천 지형을 그리기 위해 도입된 측면이 크다. 무엇보다 20세기 ‘역사적’ 아방가르드 운동의 실천적 유산들을 오늘날 문화실천의 장에서 다시 되새기자는 정언적 명명법이었다. ‘뉴아트 행동주의’는 그와 같은 현실 개입과 과감한 실험정신의 기본 개념을 공유하면서도,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창작의 새로운 미학적 태도들의 질감들에 주의를 기울인다.
앞으로 연재될 글들은 장르상 전통 미디어, 소셜 미디어, 로우테크 미디어 등에 걸쳐 있다. 주제는 표현의 자유, 엄숙주의에 대한 도발, 상징폭력과의 쌈, 팝아트 정치, 독립출판, 청년 세대 혁명주의, 라이터/댓글깡통 예술행동, 위장취업예술, 스프레이 문화정치, 삶디자인, 도시해킹, 제작문화 등을 다룰 것이다. 이들 주제의식을 가진 작가군은 하나하나 대한민국 로컬에 거주하는 개입의 창작자들이다. ‘행동’과 개입의 스펙트럼은 독립, 자치와 생활혁명에서 정치혁명까지 이른다. 이들 서로 다른 일련의 생각과 행동주의의 반경들 속에서 나는 일련의 미학적 패턴을 읽고자 한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의 형식은 각 작가 사례를 중심으로 해 그들의 행동과 개입의 사회 미학적 정서를 파악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일종의 작가론을 겸한다. 이를 위해 작가와의 평균 2시간 면대면 인터뷰, 그리고 각 작가들에 대한 다양한 참고문헌(평론, 인터뷰기사, 도록, 작품집 등)을 활용했다. 예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글들은 경향 시각예술 월간지 <아티클>에 연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최근 작업 근황까지 업데이트해 다시 쓰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꾸러미로 다음의 작가군을 차례로 살핀다. 자유로운 상상을 억제하는 권위에 저항하거나 그 속박의 정치를 치받으려는, 그리고 보다 다양하고 재기발랄한 표현의 자유를 예술행동의 의제로 삼으려는 미디어 작가군으로 시작한다. 정치 패러디는 보통 현실, 특히 퇴행적 정치 상황 혹은 일상의 정치‘쇼’에 대한 냉소에서 비롯한다. 온-오프라인 정치 패러디, 풍자, 벽낙서와 포스터 작업 등은 절차상의 민주주의나 상식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더욱 힘을 발한다. 대표적으로, 이하(포스터 아트), 김선(실험영화), 구헌주(그라피티아트), 조습(시각미술), 문형민(시각미술), 연미(시각미술) 등의 작가군들에 대한 창작 작업을 통해서 억압 논리의 조악함, 비상식의 사회상, 정치적 낙후와 코미디가 주는 현실, 엄숙주의에 대한 도전 등을 오히려 충만한 패러디와 해학으로 재해석해 왔음을 살핀다. <문화빵> 다음 호 첫 소개 인물로, 지난 정부시절 작가적 표현의 자유와 해학의 사회적 조건과 관련해 우리에게 여러 의미를 줬던 이하 작가로부터 연재를 시작한다.
조습, Envelop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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