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상하는 북한은 없다]대박과 노다지의 대상이 아닌 관계맺기로서의 북한사회와 사람(33호)

2014년 2월 25일culturalaction

대박과 노다지의 대상이 아닌 

 

관계맺기로서의 북한사회와 사람

 권금상 / 문화연대 집행위원

(shadow60x@hanmail.net)

최근 문화연대는 북한사회문화강좌 4강을 개설하였다. 2014년 2월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에 진행한 북한사회문화강좌에는 북한연구자 4명이 강사로 나섰다. 이번 강좌는 북한사회를 바로보자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조금 새로운 이슈이기도 했고, 또 북한사회문화를 궁금해 하는 참여자들도 많아 강좌의 열기는 뜨거웠다. 총 네 번의 강좌를 통해 북한 바로 바라보기와 북한과 수평적 관계맺기라는 초점의 필요성이 메시지로 전달되었다.
정전 60년 동안 금기시되던, 공적영역에서의 북한담론이 이제는 통일론으로 찾아와 한국 사회와 방송에서 1년 365일 논의되고 상황이다. 사실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권에서 실시한 소통교류정책은 이명박 정권에서 빗장을 걸어 채우다시피하여 단절관계로 회기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 이제 박근혜 정권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대박’의 영어 표기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고, 통일대박을 보난자(bonanza·노다지)와 잭팟(jackpot·거액의 상금)도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인들에겐 같은 핏줄, 같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적대국가이자 유일하게 갈 수 없는 부재의 나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더 큰 거리감은 국민들이 북한사회와 북한사람들에 대해서 무지에 가깝다는 사실에서 생긴다. 우리의 가장 두터운 일상인 체계적 공교육을 통해 우리는 북한사람들을 ‘무찌르자 공산당’과 같이 적대국가 국민으로만 인식하게 되었고, 미디어의 반복된 학습의 결과로 북한은 핵발사, 천안함, 연평도사건 그리고 금강산 여행자 피살사건과 같이 악의축의 이미지로만 남아있다.
북한사회를 올바로 바라보기에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틀지워진 미디어의 북한통일 보도 행태의 변화이다. 한국의 언론은 통일담론을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게하고픈 대로 보도하는데서 더 나아가 자극적인 방식으로 북한을 희화화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장성택을 둘러싼 근거없는 ‘카더라’식 보도 방식은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어 언론인들의 자질과 전문성이 의심되기도 했다.
일부 종편 TV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탈북인들조차 북한사회의 현재를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북한사회에 대한 왜곡과 편견을 재생산한다. 예컨대 1990년 중반의 극심한 식량난, 경제난시기로 불리는 고난의 행군시기 동안 굶어죽던 극한의 시점의 일들을 마치 현재에 일어난 일처럼 이야기하거나, 장성택의 처형에 대해서는 마치 보고 확인한 사실처럼 스토리를 만드는 등이 대표적인 왜곡 사례들이다. 이들은 “우리 대한민국에서는”이라는 레토릭과 “많은 한국사람들은 종북 빨갱이입니다”라는 말을 수사적으로 사용한다. 자신이 진정한 대한민국 애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전략을 통해 ‘우리’의 위치를 바꾸고 정치적 경계를 통해 한국 국민들을 검열하게 하고 타자화하는 결과를 생산한다.
이제는 북한을 올바로 봐야 한다. 대박, 잭팟이니 하는 투기의 시야가 아니라 각 영역에서 북한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가를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함께 살아갈 형제로 관계맺기의 담론이 필요하다.
* 참조 : 북한 사회문화 연속강좌(4강) 자료 : 북한사회문화강좌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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