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극복가능한가?(18호)

2013년 4월 23일culturalaction
[편집자주]2013년 5월10일부터 3일간 6회<맑스코뮤날레>가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그동안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꾸준히 다뤄왔던 주제였습니다. 또한 2007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6년째 계속되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맑스코뮤날레>의 주제로서 조금 늦은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과 대안 모색을 중심으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이론적 교류와 논쟁의 장이되었던 6회<맑스코뮤날레>를 이번 문화빵 특집에서 다루어보았습니다.
① [첫째날 리뷰]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극복가능한가? / 박선영 
② [둘째날 리뷰]이론적인 적-녹-보라 연대에 대한 논의를 너머, 실천적 적-녹-보라 연대를 위하여 / 최혁규
③ [셋째날 리뷰]한국사회와 반자본주의(사회주의) 대중화 전략 / 정재영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극복가능한가?

박선영(문화연대)

2007년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면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는 미국을 넘어서 전세계적인 금융시장의 위기를 불러일으켰고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2008년 9월에는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정점에 다다르며 세계금융 시스템이 붕괴 직전까지 가게되었다. 자본주의는 그 해법으로 막대한 양의 금융구제를 통해서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6년이지만 현재에도 세계경제위기의 상황은 유효하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맑스코뮤날레>는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이라는 슬로건으로 3일간 진행되었다. 첫째날 전체회의에서는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이라는 주제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세계대공황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에 대해서 논의해보는 장을 열었다. 이번 회의는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도 진보진영의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의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에 대한 자기반성적 측면과 주변화된 마르크스의 ‘세계자본주의-세계시장공황-세계혁명’테제를 복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발제는 장시복(목포대) 교수가 “세계경제 위기의 원인과 전망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장교수는 이번 세계대공황을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같은 일국적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자본주의체제의 모순과 생산·금융 간의 연관과 모순을 검토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공황을 금융위기로 한정하는 것은 제한적분석이라고 비판하면서 그 원인을 세계적 규모의 생산의 불균등발전과 금융자립화 간의 연관과 모순에서 보아야한다고 했다. 실제 1990년 이후 중국의 세계시장으로의 편입과 유럽통합은 세계자본주의를 가속화시키면서 불균등발전을 심화시켰다. 그 결과 세계시장은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중심부 국가에 막대한 자본이 축적되었다. 자본의 축적은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로 이어져 금융자립화의 토대를 형성했다. 금융자립화란 금융자본이 상대적 독자성을 가지고 생산영역에서 수익을 얻는 활동 이외의 활동이 강화되는 것을 말한다. 주식거래, 채권거래, 부동산대출, 신용카드대출 등을 통한 실물경제와 독립된 ‘가공금융’을 통해서 금융이익을 극대화하게되고 이런 금융자립화는 금융을 전세계적으로 팽창시키면서 금융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대화하였다.
금민(진보신당)은 “유로존 위기와 노동자 투쟁”이라는 발제에서 유로존의 위기는 2007년 금융위기가 도화선이 되었지만 실질적 원인은 유럽통화동맹의 성격 그 자체에 이미 내재한 것으로 보았다. 유럽통화동맹으로 유럽의 신자유주의는 가속화되었고, 중심유럽과 PIIGS1)의 경상수지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통합 이후에 경상수지불균형은 중심국의 주변국으로 자본 수출을 증대시켰고, 이는 가계부채 증가, 소비위축, 고용위기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11년 9월 개정된 안전성장협약(Sixpack)과 2012년의 재정협약은 통화안정성과 긴축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갔다. 하지만 긴축정책은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신자유주의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정구(경상대) 교수는 “중국, 자본주의의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진앙지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다. 중국은 2012년 들어 가파른 경제성장세가 둔화되었다. 중국은 그동안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 방식을 택해왔다. 선진국의 시장에 저임금 농민공2)을 통한 저가의 생산품을 대량으로 수출을 해왔는데, 세계대공황을 통한 미국과 유로존 국가들의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소비시장을 잃게 되는 것이 원인이 되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폈지만, 그 결과 생긴 부동산 거품이 꺼지게 되면 또 다른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위주로 성장모델을 변경하려고 하지만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해서 부도위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어진(경상대) 교수는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와 제국주의의 관계를 그로스만의 ‘제국주의론’을 통해 설명했다. 자본주의는 경쟁적 축적 압력 때문에 생산수단에 대한 투자가 소비수단에 대한 투자보다 빠르게 증가해서 과잉생산 위기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새로운 생산수단에 계속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는 제국주의 확장을 부추기는 결과가 된다. 또한 제국주의의 팽창 속에 전쟁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리고 전쟁은 자본파괴를 통해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를 늦추게 하는 효과를 낸다. 결국 자본주의의 과잉축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제국주의와 전쟁이 이용될 수 밖에 없다고 하며, 제국주의의 모순은 자본주의의 과잉축적이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해야지만 풀리는 문제라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미국발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된지도 6년이 지났다.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세계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만큼의 위기였던 것에 비하면 어쨌든 아직 자본주의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위기 때마다 대규모 금융규제, 금리인하, 긴축정책 등 임시방편인 처방으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처방은 더 큰 부작용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자본주의의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로서 이 분석들이 결코 가벼이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고, 어떠한 대안을 모색해야할 것인가?
1)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속한 유럽 5개국 즉 포르투갈(Portugal)·이탈리아(Italy)·아일랜드(Ireland)·그리스(Greece)·스페인(Spain)을 가리키는 말 (출처 :두산백과)
2) 적상으로는 농민의 신분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에 와서 노동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 (출처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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