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마치고(27호)

2013년 10월 2일culturalaction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마치고
 
 
 
미소(서울프린지페스티벌 운영팀장)
 
 
지난 8월29일부터 9월 14일까지 홍대 소극장들과 걷고싶은 거리를 중심으로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열렸다. 1998년 독립예술제로 시작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정형화된 공연문화로부터 조금은 벗어난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로 만나볼 수 있는 대표예술축제이다. 특별히 작품에 대한 심사나 평가, 선별작업이 없는 프린지에서는 각 분야의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자유롭게 작품을 제작, 공연할 수 있도록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꾸미기_사진1.JPG 꾸미기_사진2.JPG
올해 프린지에서는 100팀이 넘는 예술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극, 무용, 음악, 복합장르, 펴포먼스 등의 장르로 공연들이 펼쳐졌고, 낯선 창작 방식을 시도하는 예술가들과 작품을 만나는 기획프로그램, 해외교류프로젝트, 시민참여형워크숍, 집담회, 포럼, 에코프린지캠페인, 프린지클럽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다채롭고 풍성한 축제의 모습이었다.
 
꾸미기_사진3.JPG
거리극 프로젝트 – ‘극단 서울괴담’ <동교동 기이한 하꼬방>
 
꾸미기_사진4.JPG
예술가의 방을 들여다보다 기획 전시 1 – ‘프로젝트736’ <GRIM>
 
꾸미기_사진5.JPG
테이블인형극을 위한 인형워크숍&발표 <가방 속 인형 이야기>
 
꾸미기_사진6.JPG
해외교류프로젝트 – 사람과 공동체를 소중히 생각하는 필리핀의 예술가들
   <희망의 지도, 희망의 노래 Song for Hope Project>
 
올해 축제에서 가장 돋보였던 프로그램으로는 밤샘프린지일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공동으로 기획된 밤샘프린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남측브릿지에서 8월 31일 오후부터 9월1일 새벽까지 무려 10시간동안 진행되었다. 넓은 다리위에 배치된 5개의 공간(무대)에서는 음악, 무용,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졌으며, 활력마켓, 살롱바다비 일요시극장, 방물단 등이 무대 사이사이 빈 공간을 채워주면서 시민참여형 워크숍, 예술마켓, 먹거리장터를 함께 운영해 늦은 여름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밤샘프린지를 찾은 시민들은 주로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거나 연인, 주민들이 많았고, 평소 축구경기가 아니면 찾을 일이 없던 월드컵경기장이라는 넓은 공간에 색다른 문화판이 펼쳐지면서 잠시나마 고이 접어두었던 감성을 되찾는 듯한 약간은 뭉클하고 가슴이 설레이는 순간을 접할 수 있었다. 
꾸미기_사진7.JPG
꾸미기_사진8.JPG
꾸미기_사진9.JPG
제1회 두산빅보이어워드에서는 두산연강재단 두산아트센터와 연계, 차세대 예술가를 발굴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 작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두산빅보이어워드 수상자에게는 상금 각 2백 만원과 2014년 두산아트랩 참가 기회가 제공된다.
꾸미기_사진10.JPG
‘극단 바바서커스(대표 이은진)’는 코믹환상극 <코>에서 원작(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소설 ‘코’)을 재창작하여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본질을 위트와 풍자로 무대화하였다. 
꾸미기_사진11.JPG
‘이파리드리(대표 윤석현)’ – 연극 <오쿠다를 오리자>에서 20대를 함께 지나온 두 청년의 청춘 회고록을 표현하였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현장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인디스트 또한 빼먹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인디스트는 idie와 ist가 합쳐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고유명사로서 자원활동가들을 일컫는다. 17일이라는 긴 축제기간동안 현장의 곳곳에서 축제사무국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예술가의 동료가 되어주고, 관객의 안내가 되어주는 인디스트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축제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나 올해 축제기간이 늦여름-가을로 늦춰지는 바람에 대학들의 개강과 겹치면서 인디스트 참여가 예년보다 40% 줄어들어 손이 많이 부족했으나, 인디스트 한명이 두 세 개의 업무를 병행하다보니 팀별로 생길 수밖에 없는 선이 모호해지면서 협력, 소통부분이 강화된 점은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나 밤샘프린지에서는 마포구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지역주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고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꾸미기_사진12.JPG
꾸미기_사진13.JPG
축제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길고도 험난했던 시간들을 함께해준 스태프들, 인디스트, 다양한 작품들을 가지고 적극 동참해준 예술가들, 이들을 열린 마음과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지켜봐주는 관객들이 있었기에 함께 만드는 축제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사무국은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축제 안팎을 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형태, 장소로서 축제가 만들어질 지는 사무국도 아직 모르겠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평가를 바탕으로 더 나은 작품, 기획으로 내년 축제는 좀 더 프린지스러운 축제를 기대해본다.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rev Post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