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본주의의 꽃에서 협동과 생태의 이름으로ㅡ 협동조합 살림 대표 이무열(26호)

2013년 9월 17일culturalaction
자본주의의 꽃에서 협동과 생태의 이름으로
ㅡ 협동조합 살림 대표 이무열
최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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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이라고 하니 다른 협동조합들보다 생소하다. 자칫 혹자들은 마케팅은 협동이 아니고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무열: 조합원들과 ’살림’을 준비하면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마케팅_커뮤니케이션이 협동조합을? 자본주의 꽃이라 불리던 광고가 협동의 경제와 어울릴까? 노엄촘스키도 마케팅을 극렬히 비판하지 않았던가. 인정한다 그리고 반성한다. 70~80년의 역사를 가진 산업화된 마케팅_커뮤니케이션이 만들어 놓은 많은 문제들을. 하지만 생각해보면, market으로의 marketing과 community로의 communication, 사람들이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던 개념들이다. 우리는 그 원형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협동의 이름으로 생태의 이름으로 재화와 정보가 자연스레 잘 돌아가게 하는 것 그래서 누구나 풍요로운 생활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살림’이 마케팅_커뮤니케이션으로 국내,외 많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등의 파트너가 되어서 하려는 일이다. 
최혁규: 이전엔 광고회사였는데 어떤 이유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게 되었는가?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관련이 있는가? 어떤 과정과 고민을 거쳐서 협동조합을 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이무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우려하고 있다. 이들이 시장에 연착륙하기에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어떤 프레임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하는데. 
생각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나오기 전부터 계속 있었다. 형태를 못 찾았을 뿐이지.  때가 되었으니 조금이라도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있는 우리가 늦지 않게 이들의 조력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과 우리 스스로 제대로 일해보자는 생각들이 연결되어 있다. 지금 우리는 인게이지 높은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좀 있는 광고인들은 자신의 일을 돌아본다, 젊은 광고인들은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한다. 왜? 내가 이 일을 하는지. 우리처럼 이들도 물질 그리고 화려함으로 채울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고 찾고 있는 중이다.  
최혁규: 협동조합 이름이 ‘살림’인데 협동조합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살림이다. 의미심장한 것 같은데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가 있는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혹은 관철시키고자 하는 사회적 미션은 무엇인가?
 
이무열: 말 그대로 살리고 싶은 마음이 소박하게 담겨있다. 우리 소개서 끝에 ‘살림’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살림은 너나없이 누구나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이며, 아름다움으로 어울리는 평화로운 세상살이를 뜻 합니다.” 덧붙이자면 경제생활을, 쉽게 말해 먹고 사는 문제를 떠나서 우리가 행복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사가 이런 것을 정리한 것 아닌가. 그러니까 경제생활로 개인과 사회적 문제를 같이 묶어놓고 능동적으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세계협동조합의 정신에 벗어나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려운 사회적 미션은 나중에 개인적인 자리에서 들려 드리겠다. 
최혁규: 아무래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이라는 게 생소한 만큼 전례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구체적인 모델이 있는가, 아니면 혹시 국내나 해외에 이런 사례들이 있는가?
 
이무열: 제가 알기로 업계의 선배들이 하는 광고협동조합이 있다. 좋은 뜻으로 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 우리와 생각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외에서는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의 형태로 마케팅과 디자인을 하는 곳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이태리 볼로냐의 Kitchen Coop. 이라는 곳을 찾아 알려줘 들어가 봤는데 대표적인 파트너가 성 소수자단체 더라, 우리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이런 모습들이 다 지금까지의 마케팅_커뮤니케이션의 정체성에 지역마다의 역사성, 시대성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모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최혁규: 아무래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주다보니 로컬리티보다 네트워킹에 집중할 것 같다. 어떤 전망이있는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이무열: 맞다. 우리는 분산형 네트워크를 철저히 따르려 한다. 일의 중심은 ‘살림’보다는 파트너 중심이다. 그리고 일은 전문가와 전문그룹을 한편의 파트너로 그리고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등을 한편으로 해서 우리가 매니징을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크리에티브 허브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적경제 생태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무수히 많은 전문가와 지역을 넘나들며 융합으로 상상력으로 풍요로운 우주를 만들어가는. 계획은 우리가 정한 원칙, 즉 뜻을 놓지 않는다는 것. 이거면 될 것 같다. 일은 계속 만들어내고 만들어 질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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