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장 김봉구 인터뷰(31호)

2014년 1월 9일culturalaction
[편집자주] 세계 이주민의 날과 이주민 인권
현재 한국에 150만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눈짐작만으로도 단순히 여행객으로 한국에 있는 외국인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이주민들이 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삶을 어떠할까? 흔히 이주민들에 대한 인식은 어느 개그 프로그램에서 재현되던 우스꽝스러운 이주민 노동자의 모습을 떠올릴 것인데, 그렇게 몇 번의 웃음으로 소비되는 이주민의 이미지 외에 실제로 그들의 생활에서는 어떠할까? 우리는 우리의 이웃으로서 이주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2013년 <워싱턴포스트지>가 81개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3분의 1 이상이 다른 인종의 이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인종적 편견이 높은 나라다. 그래서 이번 31호 문화빵에서는 12월 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현재 한국에 있는 이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해 다뤄봤다.
① 세계 이주민의 날과 이주민 인권문제(권금상)
② 미디어에 재현된 이주민 인권문제(문화빵 편집위원회)
③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장 김봉구 인터뷰(최혁규)
[특집]31호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장 김봉구 인터뷰
인터뷰 정리 : 최혁규
최혁규: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이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봉구: 대전외국인복지관은 지역의 거주외국인(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의 안정적인 정착과 이들의 인권향상을 목적으로 2002년부터 정부 지원 없이 시민들의 자원봉사와 후원으로 운영중인 민간단체입니다.
최혁규: 2002년에 설립되었으니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설립 과정과 설립 이후 운영을 해오면서 에피소드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김봉구: 이주외국인들의 인권과 복지에 관심하는 분들이 참여하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매우 열악해 2005년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4명이 시작했는데 현재는 의료봉사자가 400명이 넘습니다. 이분들은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으로 외국인노동자 건강을 돌본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최혁규: 교육, 무료진료, 다문화도서관, 아이맛이아, 문화다양성 소식지 등 활동의 폭이 넓습니다. 이주민들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참여하며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봉구: 외국인노동자들 상담을 하면서 이들의 취약한 건강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무료진료소를 시작하게 되었고, 결혼이주여성들 한글교육을 하다보니 자녀들을 데려와 자녀교육을 위한 다문화도서관을 열게 되었고, 어느정도 정착한 분들은 취업문제를 고민하다보니 이들의 일자리창출을 목적으로 한 다문화식당 I’mAsia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다보니 하나둘씩 자꾸 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이주여성 정치학교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 당사자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당사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자는 정치교육도 호응이 좋았습니다.
최혁규: 대전에 있는 복지관인 만큼 대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참여가 많을 것 같습니다. 복지관이 대전 지역의 이주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봉구: 우리 외국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약 2천여명, 다문화가정은 8백가정 정도되는데 이분들은 대부분 본인들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듯이 한글교실, 컴퓨터교실, 직업훈련(미용,요리,바리스타,운전면허,네일아트,통번역 등) 아동교육(이중언어,음악,미술,태권도,동화 등) 정치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혁규: 복지관의 관장으로 계시면서 이주민 인권문제에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이주민에 대한 정책은 정주의 불허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권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요?
김봉구: 우리 국민 750만명이 해외로 이민을 나가 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민국이 아니라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지 않은 일입니다. UN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나라에서 이주민들의 인권과 복지향상, 국민들의 다문화 감수성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중장기 로드맵 설정과 원스톱 행정체계 마련도 시급합니다.
최혁규: 복지관에서 함께 하고 있는 이주민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있는지요? 그리고 인권의 주체로서 이 문제를 복지관과 함께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지요?
김봉구: 당사자 운동차원으로는 이주여성 정치교육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매 4년마다 실시하는 지방선거에 이주여성들이 당사자로서, 다문화정책 전문가로서 시의원, 구의원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각 지역에서 관심 있는 이주여성 정치인 양성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들은 정보와 교육의 부재로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최혁규: 마지막으로 12월 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이주민 인권문제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씀과 복지관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봉구: 선주민이나 이주민은 함께 어우려져 살아가야 할 형제요 이웃입니다.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문화를 사회의 강점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주민들은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잇는 교량역할을 감당하기에 외교적차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성장동력입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은 퍼주기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야하며 인적자원, 물적자원이 부족한 우리 국가에 장기적으로 큰 유익이 된다는 넓은 관점이 필요합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rev Post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