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

2016년 2월 1일culturalaction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 문화연대 집행위원

 

지난 연말 각 지상파 방송국의 연예대상 시상식을 떠올려보자. 연예대상 후보 리스트에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아빠들의 육아 예능이나 남성 셰프들의 ‘쿡방’의 인기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들의 득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역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문화 전반에 부는 남(男)풍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혹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인가? 아니면 tvN의 ‘삼시세끼’였는지? 세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모두 남성들이 육아를 하거나 요리를 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 이야기를 다룬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을 이끄는 진행석은 남성들이 차지한 지 오래됐다. 그나마 진행자의 보조 역할을 하는 패널조차 여성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외려 일부 남성 방송 예능인들의 겹치기 출연이 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남성 중심의 판은 TV 예능 분야만이 아니다. 충무로는 누구나 ‘여배우 부재’의 심각성을 인지할 정도로 남성 중심이 된 지 오래다. 할리우드가 영화 ‘매드맥스’나 ‘헝거게임’ 같은 여배우 원톱 영화로 더 이상 히어로 옆 ‘곁다리’가 아닌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내세우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점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최근 개봉한 화제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도 페미니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며, 이런 할리우드의 성향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영화 평론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영화계 사정에 비춰보면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레이디경향,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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