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갑질카메라

2016년 2월 16일culturalaction

이종임 /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문화연대 집행위원

 

한동안 <아메리카 퍼니스트 홈비디오>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개인용 비디오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시청자 자신이 경험한 아찔한 상황을 직접 찍어 제작진에게 보낸 영상을 방송하기도 하고, 제작진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를 진행하는 상황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몰래카메라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험 대상자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방송인지 모르고 한동안 크게 뜬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가, 제작진의 카메라를 발견하고 멋쩍게 웃어 넘기곤 했다.

타인이 당황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내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 국내에서도 1990년대 제작된 적이 있다. 유명 인사들이 몰래카메라의 실험 대상이었는데, 몰래카메라를 통해 친한 친구와 함께 장난을 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달받기도 했고, 유명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에 맞는 상황을 연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출연자 섭외가 어려워지면서 이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경향신문,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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