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우리는 모두 꽃이다.

2017년 5월 23일culturalaction
[후기] 5/17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기자회견 후기

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우리는 모두 꽃이다.

이두찬 / 문화연대

 

실로 오랜만에 광장에 나왔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나온 광장에는 분수가 나오고 있었고, 현장학습 나온 고등학생들이 세월호 빈소에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양쪽 도로에는 여전히 차들이 굉장한 소음을 유발하며 달리고 있다.

이렇게 한가로운 5월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부역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다시금 광장에 모였다. 사실 우리의 목표는 나주로 직접 내려가는 것이었다. 직접 가서 향후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후안무치한 박명진 위원장을 직접 사퇴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그러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송수근 권한대행, 영화진흥위원회 김세훈 회장, 문화예수위원회 박명진 위원장의 뒤늦은 사퇴 소식을 듣고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모으기로 했다.

지난 11월부터 3월까지 오리털을 입고 만나던 사람들을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만나다니.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그간 근황도 묻고 바뀐 광장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일까 아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생각에서일까, 그도 아니면 삶이 더 팍팍해지고 힘들어져서일까 기자회견에 기자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사회 곳곳에 더 많은 일들이 있고, 더 힘든 곳에 취재 갔다고 생각을 해야지.

예술 행정부와 예술 현장을 차단했던 블랙리스트 청산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우리는 새로운 정부에게 예술 검열에 대한 진상규명, 협치를 위한 행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민·관 협력체 구성 등 3가지 우리의 요구를 외쳤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요즘이다. 현재 구성되고 내각 구성원도 그렇고, 무엇보다 우리는 함께 촛불을 들었고, 그 힘으로 만든 정부이기에 일정 부분 요구사항도 높다. 우리는 세월호 진실을 위해 촛불을 들었고,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헬조선 타파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경제적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촛불을 들었다.

아울러 국내 최장기 투쟁사업장인 콜트콜텍, 기륭전자, 유성기업, 쌍차, 동양시멘트, 하이디스 등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 기울이기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예술가들에게 빼앗아간 자유와 시민들에게서 빼앗아간 예술을 향유할 문화적 권리를 돌려주길 바라며, 문화예술행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를 중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장 선명한 우리의 요구이다.

오랜만에 나온 광장에는 많은 고등학생들이 소풍을 나왔다. 그 길을 죽 걸으면 광화문 지나 경복궁이 있고, 그 뒤로 청와대가 있다. 지난 촛불이 기억하듯, 우리는 정권을 바꾸기 위해 촛불을 들지 않았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이상 차별과 배제가 없는 세상을 위해 촛불을 들었다.

선거가 끝나고 하늘로 올랐던 노동자들은 내려와 다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최저임금 만원, 재벌 개혁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총파업이 이제 곧 시작된다. 다시 광장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우리는 현 정부와 싸우길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전선에 서기를 바랄 뿐. 새롭게 시작되는 정부가 이 요구를 꼭 받아 함께 하기를 바란다.

 

(5/17 기자회견 )

"새로운 정부,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문화행정 혁신에서 시작하자" 

- 일시 : 2017년 05월 17일(수) 오전10시 
- 장소 : 광화문광장 
- 공동주최 :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외 
- 주요 내용 
사회 :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기자회견 취지 소개 : 송경동 (시인,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운영위원) 
새정부 문화정책 혁신 방안 제안(1) : 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 
새정부 문화정책 혁신 방안 제안(2) : 이양구 (연극연출가, 블랙리스트타파와 공공성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오픈 마이크 : 참여 문화예술인 발언, "새정부 문화정책에 바란다" 
기자회견문 낭독 
퍼포먼스 : "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보도자료 : http://stib.ee/q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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