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탄생 100년, 발걸음을 포개다

2017년 5월 23일culturalaction

[기획연재]

윤동주 탄생 100년, 발걸음을 포개다

이두찬 / 문화연대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

지금도 여전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를 꼽으면 순위권에 들어가는 별 헤는 밤, 이 시를 작성한 이의 탄생지로 떠나는 여행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향년 27세)는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명동촌은 익히 알려진 바대로 문익환 목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1899년 문병규. 남도천. 김약연. 김하규 등 네 집안의 이주로 만들어진 정착촌이다. 명동촌은 간도 내 마을 중에서도 민족의 식이 가장 강했는데,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쏘기 전 이곳에서 사격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독립운동에 헌신한 많은 이들을 배출했다.

명동촌이 위치한 용정시는 26만여 명의 인구가 사는 도시로서, 이 중 67%가 조선족인 곳이다. 명동촌이라는 이름은 밝은 동쪽, 조선을 구하자, 동쪽을 구하는 빛이 되자는 의미로 그 이름 자체가 마을 공동체의 성격을 말해주는 망명촌으로써 근대적 문화 발상지였다. 이런 지역적 특성이 이후 윤동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화연대 분단문화연구위원회는 오는 7월 용정을 포함해 연길시내 조선족 박물관, 백두산 천지, 이도백하, 단둥시내, 광개토대왕비, 장군총 등 중국과 북한의 경계지역 1,700km를 이동하며 실제로 북녘땅을 보고 느끼는 답사를 떠날 예정이다. 이번 답사는 7월 3일 출발해 7월 9일 도착하는 총 6박 7일 일정이며, 이 땅의 평화와 공존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매우 뜻깊은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올해는 위에서 언급한 윤동주 탄생 100년 되는 매우 의미 있는 해이다. 해방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산화된 지금까지도 우리 가슴을 울리는 시를 남긴, 영원한 청년 윤동주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광고를 빙자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끝으로 윤동주 시인의 어린 시절 친구였던 문익환 목사가 친구를 생각하며 남긴 시로 두서없는 이 글의 끝을 맺고자 한다.

동주야

문익환

 

너는 스물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나한텐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 가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꾸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 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몸 짓뭉개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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