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주간 뉴스 브리핑 _ 이슈왈왈 no. 5.

2020년 4월 16일culturalaction

이슈왈왈 no. 5. _ 2020년 4월 2주차

1. 문화예술 긴급지원 정책,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

사진설명: 서울 정동극장의 무대와 객석 (출처: 이로운넷, 제공: 정동극장)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문화예술계 전반이 ‘올스톱’ 상태가 되면서 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문화계 전체가 끝 모를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에 견주면 더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책을 내놓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때보다 피해가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탓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기초문화재단과 문화예술단체 등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19 피해 사례를 수집하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문화예술계 긴급 지원 정책과 사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도 체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통합적이고 구조화된 기반 설계 없이 일시 지원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모습이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장르별 실태를 모르는 상태에서 ‘객석 2m 거리 유지’ 와 같은 지침을 발표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지금이라도 문화예술계 긴급 지원과 관련하여 문화예술인과 정부가 함께하는 컨트롤타워 설치가 시급하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향후에도 직면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대비책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한겨레] 공연·영화·미술판 피해 제각각인데…‘문화예술계’로 뭉뚱그린 지원 대책


2. ‘홀로 참고 견디는’ 선수, 더이상 있어선 안 된다

지난 7일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체육회와 제주도장애인체육회가 주관해 실시한 <2019년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체육회 등록선수 중 40%가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당한 경험이 있고 그중 80% 이상은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홀로 참고 견딘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계 미투를 통해 그동안 체육계에서 발생한 구조적인 폭력/성폭력이 드러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이후 체육 분야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출범했고, 일곱 차례에 걸쳐 권고안을 발표하고 각 부처의 권고 이행 계획과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그 노력의 결과 중 하나로, 지난 1월 9일에는 ‘체육계의 성폭력 등 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법안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체육계가 폭력/성폭력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더욱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성폭력 가해 지도자에 대한 처벌강화와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지원, 지도자의 폭력/성폭력 예방 교육의 강화 등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된 만큼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 폭력/성폭력이 만연한 체육계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체육계 현장의 변화다. 체육계의 폭력 문화가 지속/재생산되지 않도록 더이상은 폭력을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많이 늦었다. 더이상은 ‘홀로 참고 견디는’ 선수들이 없도록 실질적으로 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스포츠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뉴스1] 제주도체육회 선수 40% “성폭력 경험·목격”…80% 홀로 속앓이

[연합뉴스] “더 잘하라고 때렸다”…여전한 학생 운동선수 인권침해


3. 문화예술 정책이 나아갈 방향, 21대 국회에 요구한다

사진설명: 국회의사당 전경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framore/246276156)


전문가들은 여야 거대 양당의 문화·체육 공약이 기존의 정책들을 답습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더불어 현장의 애로사항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가 낮아졌다는 걸 보여준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문화예술계를 포함하여 전 분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와중에 21대 국회가 구성됐다.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하여, 21대 국회는 다음에 언급하는 네 가지를 깊이 새기고 의정활동에 임하길 바란다.

첫째, 20대 국회 파행으로 이뤄지지 못한 예술인 지위·권리보장법과 예술인 고용보험과 같이 예술인의 권리를 보장할 대책을 이번에는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둘째,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문화예술은 단순히 지원하고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가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넷째, 현장 문화예술계와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협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문화예술인들도 자기 존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MBN] 여야 문화·체육 공약…”기존 정책 답습…선심성 공약 일색”

[서울문화투데이] 4·15 총선 문화공약, 문화예술 분야 유권자 선택은?

[연합뉴스] 문화예술단체들, 정의당·노동당·녹색당과 문화정책 협약


4. 전자 손목밴드, 인권 침해 소지 크다

사진설명: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심사관이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세계일보, 제공: 뉴시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전자 손목밴드’ 착용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전자 손목밴드는 방역 당국에 착용자의 위치 정보를 제공해 감시를 용이하게 한다.

전자 손목밴드 도입으로 사생활의 자유와 신체 및 이동의 자유가 침해될 것은 명백하다. 그리고 한 번 도입되기 시작하면 시급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전자 손목밴드가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한편, 전자 손목밴드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이미 자가격리자 중 99.44%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전자 손목밴드의 도입으로 자가격리자 및 감염자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확산될 경우, 추후 감염 사실 및 접촉 사실 파악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지난 3월에도 방역 당국이 일방적으로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여 인권 침해가 문제되자 뒤늦게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바 있다. 성급한 제도 도입으로 인권 침해 논란이 다시 일기 전에 전자 손목밴드 도입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세계일보] 인권위, ‘손목밴드’에 우려 표명… “원칙 허물면 회복 어려워”

[미디어오늘] 확진자 동선공개, ‘가이드라인’ 문제 없을까

[시민단체공동성명] 시민의 인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전자 팔찌’ 도입 검토 등 정부의 강경대응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


5. 위기 속에서 예술은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사진설명: ‘플레이 앳 홈 Play@home’ 메인 포스터


‘플레이 앳 홈 Play@home’은, 전 사회적인 물리적 거리두기로 공연을 할 수 없는 뮤지션들이 대중과 소통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이들을 돕고자 시작된 릴레이 기부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뮤지션은 집과 작업실 등에서 연주 또는 노래하는 장면을 녹화하여 원하는 SNS 미디어에 올린 뒤 캠페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다. 그리고 세 명의 뮤지션을 지명하며 연주가 계속 이어진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예술인의 활동이 축소되거나 정지된 상태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한 물리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지고 정서적으로 고립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예술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사회적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플레이 앳 홈’이 신호탄이 되어 더 많은 예술인의 목소리와 작업을 만나고, 더 나아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예술적 상상력을 기대해 본다.

[플레이앳홈 페이스북페이지] Play@home_musicians_against_corona _ 19



[ 기후왈왈 ]

6. 우리에겐 ‘어벤져스’가 없다

사진설명: 인도 뉴델리의 전국 이동제한 조처 이전(왼쪽)과 이후(오른쪽)의
‘인디아 게이트’ 앞 거리 모습 (출처: 한겨레, 제공: 뉴델리/AP 신화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줄자 야생동물이 서식지로 돌아오거나 대기 환경이 개선되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사람이 사라진 거리에는 야생동물들이 거닐고, 사람과 선박의 출입이 통제된 해변에는 바다거북이 알을 낳기 위해 돌아왔다. 자동차와 항공 운행, 산업 활동이 줄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주요 산업국가의 이산화질소 농도도 크게 감소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당시 나왔던 “타노스가 옳았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일이며,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에 다시 집중하게 되면 과거보다도 더 많은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더구나 올해 초 세계적으로 집중됐던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뒷전으로 밀려나며 관련한 회의나 일정도 취소된 상황이다.

비록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이번 일로 우리는 환경오염의 주범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았다. 그리고 인류가 달라지면 자연은 생각보다 빨리 변화할 수도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기에 코로나19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더라도 그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는 분명히 이전과 달라야 한다. 그리고 정부도 경기 부양에 매몰되지 말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논의해야 한다.

앞으로 지구의 온도가 1도만 더 상승하면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기후위기’는 언제든 타노스의 ‘핑거스냅’이 될 수 있다. ‘기후’에 대한 위기의식을 늦추는 순간, 우리는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벤져스’도 없다.

[시사위크] |코로나의 두 얼굴| 세계적 재난… 자연은 숨을 쉬기 시작했다

[한겨레] 인간을 격리했더니…가려졌던 지구 모습이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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