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태일거리축제

2016년 9월 5일culturalaction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분신한 노동열사 전태일을 우리는 기억한다.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하기로 결의하고, 플래카드 등을 준비해 평화시장 앞에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다가 자본가들과 경찰의 방해로 플래카드를 빼앗기는 등 시위가 무산되자 전태일은 온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붙였다. 그의 자살 이후 평화시장에 청계피복노동조합이 결성되었으며, 다른 공장들에도 노동조합 결성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해마다 11월이면 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는 것도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받기 위한 노동계의 의지라 생각된다.

전태일재단은 매년 전태일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기획을 한다. 올 해도 어김없이 기획사업을 준비 중이다. 전태일 기념관, 전태일 거리축제, 전태일 노동문화 전시등 전태일열사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우연한 기회로 전태일 거리축제를 기획을 하게 되었다. 전태일 거리축제는 작년에 처음 시작한 사업으로 평화시장 상인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어우러짐의 장으로 기획된 사업이다. 매년 기획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차별성 있는 기획이 필요했다. 작년 거리축제의 상은 국악을 주로 하는 문화제 형식으로 축제 마지막에 상인들과 술 한잔 나누는 형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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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으로 만나는 형식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청계천변을 오가는 시민들과 동대문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거리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60,70년대 평화시장은 소상인들과 공장이 함께 있었기에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함께 분노할 수 있었으나 현재 평화시장은 공장 형태의 상인들은 거의 없고 소상인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전태일의 분신과 그의 삶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한다. 적은 자본이라고 해도 자본을 굴리는 사람들이 되어있는 것이다.

전태일거리축제는 평화시장 상인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느껴졌다. 장소성만을 강조하여 평화시장인근을 고집할 이유도 느낄 수 없었다. 노동자 전태일을 기억하는 이는 지금도 전국 어딘가에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필요하다. 노동자 투쟁의 선봉인 전태일열사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기획 사업은 노동자가 함께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제2회 전태일거리축제가 시작되고 전태일 다리 위는 한산하기만 했다. 9월 3일 이소선어머니의 추도식이 마석에서 진행되었고 추도식을 마치고 전태일 다리로 와 준 이들은 극히 적은 숫자의 사람들뿐이었다. 투쟁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유성노동자들의 투쟁일정과 겹치기는 했지만 마음 한 켠 아쉬움이 남는다. 무대 위에서는 가야금의 선율이 구슬프게 울려 퍼지고 내리쬐는 햇살에 오가는 시민들은 멈춰 서지 않는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즈음에서야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모듬 북이 울려 퍼지는 소리에 전태일 동상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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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도로위에는 전태일열사의 사망장소가 표식으로 남아있고, 그 옆 건물 평화시장 간판아래 평화시장 문에서는 전태일 열사가 불길에 휩싸여 거리로 뛰쳐나오는 모습이 드리워진다. 해질녁 하늘 위 구름이 동그랗게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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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연대 신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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