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님께

2019년 2월 22일culturalaction
[다운로드] 국문 :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다운로드] 영문 :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2019년 2월 22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님께,

한국의 스포츠 관련 비정부단체인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그리고 아래 열거된 5개의 시민, 여성, 인권단체를 대신하여, 저 문화연대 사무국장인 최준영이 편지를 씁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동선수 인권유린과 관련해 알려드리고, IOC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CNN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동선수에 대한 성적학대 폭력 (‘The female athletes speaking out about South Korean skating’s culture of abuse’ reported by Paula Hancocks, January 20, 2019)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보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 선수가 경험한 오래된 폭력과 수차례의 성폭행에 대해 언급되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에서는 운동선수에 대한 폭행과 성폭력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심선수를 폭행한 전 국가대표 코치 조재범은 지난 1월 30일 1년 6개월 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혐의로 2월 7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었습니다. 조재범 전 코치는 2014년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선수촌 등에서 심선수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정부 또한 스포츠혁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운동선수에 대한 인권유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는 종목을 가리지 않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빙상은 물론, 유도, 양궁, 태권도, 수영 등 거의 모든 종목에서 이러한 일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의 모든 종목의 선수와 지도자가 경험하거나 알고 있으며, 선수의 부모들도 알고 있으며, 각 종목단체의 책임자들 또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사회적 지위와 국가적 보상을 받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스포츠 현장에서 인권유린은 용납되고 심지어 적극적으로 은폐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선수들은 이러한 인권침해를 받아들이도록 체육계에서 훈련되어지고 있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정관에는 선수 보호의 책무와 올림픽헌장의 준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림픽 헌장이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대한올림픽위원회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스포츠현장에서의 폭력과 성폭행, 인권침해에 대해 대처를 하고 있지 못합니다. 심지어 징계된 지도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기까지 했다는 의심을 받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는 정관은 물론 선수보호를 위한 규정과 위원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규정과 위원회는 실효적이지 않고 무력한 동시에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의 이러한 태도는 현재의 문제가 앞으로도 전혀 개선될 수 없음을 뜻합니다. 선수들은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출범하였으며, 국가인원위원회는 선수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조사하려고 준비합니다. 이는 한국의 스포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인권적인 행태를 밝히고 수정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러나 대한올림픽위원회는 정부의 노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흐 위원장님, 우리는 당신이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화정착의 방법으로 올림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당신의 여정에서 한국올림픽위원회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IOC에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운동선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 헌장 위반사항을 확인하여, 선수의 인권침해를 방조하고 조장한 대한올림픽위원회에게 필요한 수정을 요청해 주기를 바랍니다. 필요한 경우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적정한 제재를 가해주기를 바랍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는 국가올림픽위원회가 정부의 권한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함의 원칙을 이유로 현재의 사회적 이슈와 정부의 노력을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스포츠혁신 노력을 시작하기 전부터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국내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의 불성실을 교정하기 어려움을 이해바랍니다.

정보가 추가적으로 필요하시다면 아래 제 이메일 그리고/또는 문화연대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며.

최준영, 문화연대, 사무처장, 서울, 한국

문화연대ㅣ(03708)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81-9, 3층ㅣ[전화] 82-02-773-7707ㅣ[팩스] 82-02-737-3837ㅣ[이메일] culture918@gmail.com

 

참여단체 (총 8개, 알파벳순)

Center for Sport Culture (스포츠문화연구소)ㅣCivic Network for Justice in Sport (체육시민연대)ㅣCultural Action (문화연대)ㅣKorea Women’s Associations United (한국여성단체연합)ㅣKorea Women’s Hot Line (한국여성의전화)ㅣMINBYUN - Lawyers for a Democratic Society Women’s Rights Committee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ㅣNational Solidarity against Sexual Exploitation of Women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ㅣSolidarity of New-spirited Skaters (젊은빙상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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