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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빵] 1년 전을 회상하고, 한 달 뒤를 바라보며

2018년 5월 14일culturalaction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촛불이 횃불이 되어 새 정권을 맞이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전국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드높였고, 너도 나도 손에 든 촛불과 함께 매서운 겨울을 마주했습니다. 그렇게 변화를 위한 실천은 촛불바람을 타고 시국을 전복시켰으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난 정권의 부정과 폐단을 청산하기 위한 과정은 현재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변화시키고 맞이한 현재를 중심으로 1년을 평가하고 이후 과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묘한 긴장감과 흥분감도 한 발짝 더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일상과 생활문화, 지역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며 지역사회도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상황에 매몰되거나 도취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선거를 둘러싼 불공정한 자리싸움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문화빵에서는 문화정책뉴스 주간브리핑과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파견미술 연재글, 문화연대 분단문화위원회가 작년 북중접경지역 답사에 이어 러시아 문화답사를 위한 학습모임 소식,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이대택 위원의 ‘단일의 한반도올림픽위원회 선언’을 실었습니다. 새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과 주요과제를 수립하기 위해 민간으로 구성된 새 문화 정책 준비단이 참여한, 문화비전2030 발표회 일정도 전해드립니다.

 

단일의 한반도올림픽위원회를 선언하라.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위원, 국민대 교수

올림픽이 돈과 권력을 포함한 인간계의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누구도 이것을 부정하지 못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올림픽의, 스포츠의 속성은 이미 정치를 배경으로 삼고 다루어진다. 스포츠가 숭고해 보이면서도 더러운 것임을 우리는 매번의 올림픽에서 경험한다. 사람들은 일상의 그 어떤 것처럼 익숙하게 지나쳐 버린다.

올림픽이 평화의 상징일 수 있고, 평화를 위한 선의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우리는 바로 직전의 올림픽에서도 경험했다. 남북단일팀과 북한의 참가는 혹시나 하던 올림픽 성공 여부의 불안감을 일소시키는 것은 물론, 판문점에서의 두 정상을 보면서, 이제는 아예 한술 더 떠 북한과의 지속적인 스포츠 교류를 상상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농구 먼저’ 제안은 그 상상이 현실로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모르긴 몰라도 한국전쟁과 정전협정 이후 국제사회에서 첫 번째 남북의 외교 충돌은 올림픽을 두고 벌어진다. 이미 1947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인준을 받은 대한체육회는 자칭 타칭 한반도 전체의 대표였다. 그러나 전쟁으로 나뉜 한반도는, 더 이상 대한체육회가 북한의 선수를 포함시킬 수 없도록 한다. 북한은 이런 대한체육회의 역할을 비판하게 된다. 그러면서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올림픽위원회는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북한만의 독립적 위원회를 인준해 줄 것을 요구한다. IOC는 이를 기각한다. 한 국가 한 위원회 인준이라는 원칙을 주지시키는 동시에 북한 선수들의 출전 문제는 남북이 함께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남한에게는 북한의 선수를 포함시키라고 압박한다. 북한에게는 대한체육회를 통하라고 압박한다.

그럼에도 북한선수들은 출전할 수 없었다. 북한은 대한체육회의 외면으로 자신들의 선수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IOC는 한 팀만이 유일한 출전 방법임을 남북에게 알린다. 남한은 북한이 정치적이며 그들과는 소통이 불가능함을 주장한다. 1963년 10월, 북한이 독립적으로 올림픽위원회를 인준받기까지 이 주장들은 7년 하고도 반년 동안 되풀이된다. 같은 기간 동안 북한은 한 번도 올림픽에 선수를 보낼 수 없었다.

대한체육회는 북한의 국제스포츠 진입을 원치 않았다. 북한선수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외면했다. 보다 못한 IOC는 대한체육회가 북한 선수들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IOC로서는 북한에게 독립적인 올림픽위원회를 인준할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 남한은 모든 가능한 이유로 이를 지연시킨다. 결국 북한의 독립적 인준까지 정치적 수단들은 모두 동원된다. 대한체육회는 원래 IOC가 부여해준 한반도 전역에서의 권한을 남한에서만의 권한으로 축소시키면서까지 북한 선수들의 참가를 막은 것이다. 한반도 전역의 권한과 북한선수 참가 저지를 맞바꾼 것이다.

한반도에서 올림픽위원회는 하나였다. IOC가 그렇게 봤고 우리도 그렇게 인준된 것이었다. 정치가 이를 둘로 갈랐다. 대한체육회와 남한이 자처한 것이다. 올림픽의 정신이 순수하고 정의로운 것이라 믿고 싶다면, 한반도 두 올림픽위원회는 가장 정치적인 산물임을 인식하고 나서야 믿어야 한다. 가장 정치적이었던 두 위원회의 탄생을 다시 하나로 만드는 것도 당연히 정치적이다. 그러나 올림픽을 믿고자한다면 다시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 역사와 올림픽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다. 내가 한반도에서 단일의 올림픽위원회가 선언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이유다. 그리고 남북스포츠 교류의 마침표가 무엇이어야 할지 제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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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볼 새로운 세상

문화연대 분단문화연구위원회가 작년 북중접경지역 답사에 이어 이번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갑니다. 1990년 수교 이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는 모스크바에 갑니다. 색깔론과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인해 좋지 않은 시각 속에 머물러 있는 모스크바에 갑니다. 작년 북·중 접경지역을 둘러보며 왜 평화가 중요한지 우리 시대에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다면, 이번에는 그동안 금기시됐던 사회주의 핵심 도시였던 모스크바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며, 통일 이후 평양의 모습 등 북한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의 주요 도시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갑니다.

가기 앞서 지난 11일 금요일에 답사를 함께 가는 분들과 함께 러시아 학습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성공회대 김창진 교수님을 모시고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외면했던 러시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문화연대 문화정책뉴스 주간브리핑 : 5월 둘째주 소식

1. 여성혐오에 가려진 ‘여성의 정치 참여’
– 미투 운동은 왜 성평등을 실현해내야 하는지 당위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었고,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와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는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기득권 남성 정치인들이 정당에서 성평등한 공천은 희망고문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여성혐오적이고 여성전략공천을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권 내 만연한 성차별은 이제 온라인 공간으로 전이되어 악의적인 비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여성전략공천을 여성에 대한 특혜나 여성 편의주의 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공세를 퍼붓는 ‘여성’자체에 대한 혐오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형을 맞추고 오래된 남성 중심적 분위기를 탈피하자는데 있습니다. 이에 정당은 성평등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전략공천이 왜 필요한지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설득해나가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2. 게임계의 성인지 감수성 재고와 성찰 필요
여성과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며 광고, 선전하는 국내 일부 게임업체들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게임업체들이 경쟁을 뚫고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고,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이를 규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조치가 사안에 대한 현상적 접근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대처로 이뤄져야 합니다. 별도의 신고센터나 기구를 마련하여 제보의 창구를 열어놓고, 다른 한편으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문제의 광고나 게시물을 단순 시정 권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내용을 분명하게 차단 해야합니다. 성평등한 건강한 게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남성 수요자 중심 게임 문화에 근본적인 성인지 개선이 필요합니다.

3.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종합결과 발표
2017년 7월 31일 공식 출범 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5월 8일 종합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총 144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블랙리스트 피해사례는 2,700건이며 이를 통해 342개 단체와 8,931명이 검열, 지원배제를 포함하여 사찰, 감시, 통제 등의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로 활용된 9,473명 문건 원본의 존재도 공개되었습니다.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였으며, 7월 말 백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4. 불법 웹툰 사이트 극성, 그 해결책은?
네이버 웹툰과 다음 웹툰, 레진코믹스등의 웹툰 서비스의 웹툰 미리보기를 악용해 불법으로 웹툰을 연재하는 해적사이트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 불법 해적사이트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정부의 접속 차단을 피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웹툰 통계업체인 ‘웹툰가이드’는 이들로 인한 피해 추정액이 1년에 2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관련 대책을 지난 2일에 발표했지만 해당 사이트가 주소를 변경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차단을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화업계는 한류의 주력 콘텐츠인 웹툰의 성장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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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미술-현장미술 연재45)

힘내라 조선하청노동자, 함께 만드는  고용안정호
– 신유아 /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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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문화연대 일정!

*5월 16일(수) 
-10:30, 문화비전 2030 발표 – 사람이 있는 문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B1 프로젝트홀)

 

문화비전 2030 발표 – 사람이 있는 문화

-일시 : 2018년 5월 16일(수) 10:30~11:30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B1 프로젝트홀
-관련링크 : http://www.mcst.go.kr/culturevision2030/notice/request.jsp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ulturevision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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