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에게 물어봐

2016년 7월 13일culturalaction

1994년, MBC TV 《오늘은 좋은날》이란 코미디 프로그램에 <별들에게 물어봐>란 코너가 있었다. 두 명의 코미디언이 대화를 주고받는 콩트였는데, 끝날 때 즈음  “우린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라고 한 코미디언이 묻자 다른 한 코미디언이 우스꽝스럽게 답하며 끝이 난다. “그건, 별들에게 물어봐~”

그러나 사실, 인간이 별에게 물어보는 행위는 한낱 유행어처럼 우습지도 짧지도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살아가면서 삶과 죽음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제일 먼저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고 기록돼 있듯이 1) ‘별들에게 묻는’ 이 행위는 인간이 수천 년 간 별을 바라보며 질문하고 그에 대한 인간의 대답이었던 것이다. 다시 위 문단으로 올라가 보자. “우린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란 질문에 대답을 듣는 것, 그것이 별(Astron)의 언어(Logos) 즉, 점성학(Astrology)이다.

1) 사마리아, 『사마리아의 아주 특별한 별자리 상담소』, 나무의 철학, 201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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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도는 주요 행성들의 행로인 황도대는 별자리에 따라 12궁, 우리가 아는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등으로 나뉜다. 가령 태양이 양자리에 머물렀을 때 태어난 사람은 양자리, 태양이 황소자리에 머물렀을 때 태어났다면 황소자리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마치 약속이나 했듯이 이는 1년을 12개월로 나눈 시간과 닮아있고 절기마다 달라지는 계절의 특성과 닮아있는데 그래서 점성학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시간학, 계절학이 아닐까 싶다. 완전히 일치하진 않지만 봄을 닮은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와 여름을 닮은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가을을 닮은 천칭자리, 전갈자리, 사수자리와 겨울을 닮은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Storytelling)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2016년 상반기, 나는 도대체 왜 이러한 지, 사람들은 왜 그러한 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사회는 왜 이렇게 된 건지에 대한 질문을 다르게 풀어보고 싶어 점성학에 대해 공부해 보았다. 하나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이 세계에 대해 질문과 대답을 한번 쯤 다르게 듣고 싶은 이가 있다면, 나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 김소형 _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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