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리핑]26호

2013년 9월 17일culturalaction

1.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태

 

지난 5일에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기획·제작 정지영, 감독 백승우)가 개봉 하루 만에 돌연 상영이 중단되었다. 상영 취소 통보를 한 메가박스 측은 한 보수단체의 협박과 위협 때문에 이로부터 일반 관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9일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영화인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해서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10일 보수우파매체의 연합체인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메가박스 측에 협박한 단체를 공개할 것과 보수단체의 명예를 더럽힌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12일 메가박스는 상영 중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상영 중인 영화가 영화 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령 보수단체의 협박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정치적인 압력 때문에 갑작스럽게 상영을 중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문화적 권라에 대한 침해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다.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이라는 사건은 우리 사회가 문화민주주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가로막는 어리석인 처사다. 하루 빨리 진상 규명과 함께 영화가 재상영되어야 한다.

2. 교학사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

8월 30일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사에서 통과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왜곡,편향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교과서 내용에는 친일과 독재에 대해서 왜곡하고 미화된 부분이 상당부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교조에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99.5%의 교사들이 교과서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논란이 심화되자 교육부는 교학사를 포함한 8종 교과서 모두를 수정,보완하겠다고 하면서 교학사 왜곡 문제에 대해 물타기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3. 난파 음악상 수상 거부

올해로 제46대를 맞은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지정됐던 작곡가 류재준이 수상을 거부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류재준 작곡가는 수상 거부 이유로 “친일파 음악인 이름으로 받기도 싫을 뿐더러 이제껏 수상했던 분들 중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상의 공정성과 도덕성에 회의를 느껴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난파음악상 측은 수상자를 소프라노 임선혜로 재선정했는데, 임선혜 씨도 수상을 거부하며 “본래 류재준씨가 받을 상이었던 만큼 임선혜씨 입장에서는 받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난파음악상은 1986년부터 제1회 정경화를 비롯해 백건우, 정명훈, 강동석, 금난새, 장영주, 조수미, 장한나, 백혜선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수상한 상이다. 이번 연이은 수상 거부 사건으로 홍난파 선생의 친일 행적에 대한 논란도 하루속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국내에서 권위 있다는 음악상에 대한 공정성 논의와 수상 선정에 대해 자신의 소신껏 거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필요하다.

4. 서울시-정부 무상보육 갈등

정부가 영유아보육료를 작년 보건복지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국고보조율 서울 40%, 지방 70%보다 10% 낮은 서울 30%, 지방 60%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정부는 무상보육을 10대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무상보육은 커녕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영유아보육료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무상보육은 실질적인 예산 계획없이 표를 얻기 위한 공약(空約)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습니다.

양육보조금이 바닥나면서 서울시는 9월5일 2천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보육대란’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8월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광고를 버스에 게재한 것에 대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보육문제를 여야 정치싸움으로 논점을 변질시키며 무상보육에 대한 의지와 철학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5. 구의취수장 예술창작 공간

폐허의 공간에서 거리예술의 새싹이 돋아났다.

1976년부터 30년 넘게 서울 시민의 식수원 구실을 해왔던 광진구 광진동에 있는 구의취수장이 국내 최초의 거리예술 베이스캠프로 거듭난다. 강북취수장 신설로 폐쇄 결정이 내려졌던 이곳의 제1취수장과 6개동 건물, 1만7838㎡ 부지면적 공간을 서울문화재단(대표 조선희)이 2014년부터 리모델링해 거리예술 창작공간으로 개관·운영하기로 한 것.

리모델링을 앞두고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이 공간에서 거리예술 공연단체들과 함께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열었다. 극단 몸꼴의 <불량 충동>, 창작그룹 노니 <템페스트-2013_듣고 있니?>, 프로젝트 잠상과 창작중심 단디 <아주 작은 꿈>, 비주얼씨어터컴퍼니 꽃 <담벼락을 짚고 쓰러지다!>, 노노앤소소 <18h, 구의취수장>, 음악당 달다 <랄라라쇼>, 요요퍼포먼스그룹 ‘요요현상’ <요요퍼포먼스 요따위>, 예술불꽃 화랑 <눈물>과 <웃음> 등 8개팀 9개 신작이 선보였다.

지난 12일 저녁 프레스 리허설이 열린 취수장은 마치 고립된 섬 같았다. 2011년부터 기능을 멈춘 제1취수장 입구의 셔터 문이 천천히 열리자 어둠 속에서 메트로놈이 박자를 세며 숨을 멈춘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 <템페스트-2013_듣고 있니?>의 시작이었다. 손전등을 켜고 수로관들이 묻혀 있는 좁고 어두운 공간을 더듬어 나가자 공연 내용을 암시하는 전시가 펼쳐졌다. 마법사 ‘프로스페로’의 공간에는 태풍에 휩쓸린 수십개의 종이배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기다란 지하 통로에는 괴물 ‘캘리밴’을 상징하듯 긴 머리채가 막다른 파라다이스 공간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가로 20m, 세로 50m, 높이 18m의 직사각형 공간에서 창작그룹 노니의 <템페스트-2013_듣고 있니?>가 시작되었다. 버려진 기계로 가득한 공간은 마치 공상과학(SF)영화에 나옴직한 우주기지를 연상시켰다. 북, 목탁, 정주 등 타악기와 디지털 사운드가 공간을 진동하는 가운데 남녀 퍼포먼서들이 현란한 조명을 피해 녹슨 펌프와 파이프 사이를 쉴새없이 헤집고 다닌다. 거대한 모터를 기어오르고 공중에서 몸을 회전하는 고난도의 ‘파쿠르’ 퍼포먼스가 심장을 두드리는 즉흥연주와 어울려 거대한 ‘템페스트’(태풍)의 이미지를 만든다. 노니의 김경희(36) 대표는 “지난해 구의취수장 공간을 처음 보고 유배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레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밖으로 나가자 제1취수장과 지금은 폐쇄된 관사 사이의 마당 공간에서 극단 몸꼴의 <불량 충동>이 거리극으로 펼쳐졌다. 모순과 억압의 시대에서 개인의 흔들리는 삶, 그러나 또 끝없이 솟아오르는 인간의 욕망을 다이내믹한 신체극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의 라이브 음악에 맞춰 대형 오뚝이와 흔들리는 사다리 등의 오브제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제1취수장 공간에서 열린 미디어 설치그룹 ‘프로젝트 잠상’과 ‘창작중심 단디’의 공동제작 <아주 작은 꿈>도 공간 맞춤형 공연이었다. 원전 사고와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해 현실로 등장할지 모를 돌연변이에 대한 불안을 한 여자의 꿈에 담았다. 취수장 전체를 가득 채우는 다채로운 빛깔과 영상, 음향을 바탕으로 18m 높이의 공중을 떠다니는 여배우의 움직임이 인상깊었다.

이번에 소개된 작품들은 하이서울페스티벌(10월2~6일), 과천축제(25~29일), 고양호수예술축제(28일~10월6일) 등 하반기 대표적인 거리예술축제에서 다시 선보인다.

서울문화재단은 구의취수장을 창작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1차로 23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2015년까지 작품 창작 공간, 교육 공간, 문화·휴식공간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제1취수장은 높이 18m에 개방형 공간이어서 거리예술과 서커스, 다원예술을 위한 창작공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작·연습공간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13평(42.98㎡) 규모 숙소 10채가 있는 관사는 예술가가 상주해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스로 꾸민다. 이와 함께 콘텐츠 개발 비용으로는 3억원을 쓴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공간이 넓고 인적이 드물다는 입지 조건이 예술가의 창작 스튜디오로 조성하기 알맞다”며 “일단 창작을 주로 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공간 접근성을 향상시켜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공연장으로 조성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14일에는 구의취수장 운영방안 및 장기적 비전을 선포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열린다. 국내 거리예술단체들에 대한 심층연구와 앞으로 조성될 창작공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6. 어린이날 대체휴일제 포함

지난달 추석, 설 연휴가 대체휴일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이어 9월12일에는 어린이날에도 대체휴일제를 적용하기로 여야가 합의를 보았습니다. 올해 4월 국회는 공휴일에 대한 대체휴일제 적용하려했다가 재계의 반대로 무산된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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