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2016년 10월 18일culturalaction

이종임 /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문화연대 집행위원

 

“너 이름이 뭐니?”라는 질문으로 잘 알려진 가수 양희은은 예능프로그램뿐만 아니라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서경석입니다>를 오랜 시간 지키고 있는 장수 진행자다. 배우이자 그의 동생인 양희경과 콘서트도 갖는 등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지만, 양희은이 수많은 금지곡을 지닌 가수라는 것을 젊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최근 방송된 SBS 예능 <판타스틱 듀오>에서는 수많은 도전자들이 양희은과 함께 ‘아침이슬’을 불렀다. 나이, 직업에 상관없이 ‘아침이슬’을 부르는 장면이 TV 화면에 가득 찼을 때, 감동은 배가되기도 했다. 이렇듯 ‘아침이슬’은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할 때 떠올리는 인기가요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이 발표되었을 당시 대중들은 맘 편하게 노래를 즐길 수 없었다. 대중문화에 대한 검열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1971년 김민기가 만들고 양희은이 노래했던 ‘아침이슬’은 가사 중에 ‘태양’이라는 단어가 북한식 인사를 암시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수많은 가수들이 음반을 낼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지닌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은 발표 당시 정부를 위한 노래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음반 자체가 퇴폐로 규정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경향신문,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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