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벗] 홍대문화예술생태계 지킴이: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2017년 5월 16일culturalaction

[문화벗] 문화연대가 만난 친구들

“홍대문화예술생태계 지킴이: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20174월부터 새로이 문화연대에서 활동하게 된 김소담, 김재상 두 신입 활동가가 문화연대와 관계 맺고 있는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봅니다. 가깝지만 때로는 멀기도 한, [문화벗]들을 만나 서로 조금씩 알아가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예술, 패션, 인디, 젠트리피케이션, 클럽, 밴드(band), 젊음, 청춘, 소비, 놀이터, 중국인, 술, 힙합, 피어싱, 대안, 변질, 헬게이트, 먹거리, 버스킹, 쇼핑, 9번 출구, 소음, 개성…‘ 이와 같이, 맥락 없이 표류하는 단어들이 지금의 ‘홍대’하면 떠오르는 심상들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삶의 양식으로 대변될 수도 있지만, 파국으로 치달아 급변한 정세처럼 홍대의 변화 또한 심상치가 않다. [문화벗], 그 첫 번째로 만나본 ’홍우주 사회적 협동조합‘은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홍대의 문화생태계 지형을 분석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연대를 꾀한다. (문화연대는 ’홍우주 사회적 협동조합‘과 문화정책 공동제안 파트너이며 문화예술 연대와 같은 유사한 활동과 지향점을 교류하고자 한다.)

Q1) 홍우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 처음 풀네임은 ‘홍대앞에서 시작해서 우주로 뻗어나갈 문화예술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긴 이름이었고, 작년 총회에서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으로 공식명칭을 바꿨어요. 홍우주는 일종의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를 대표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홍대앞 문화예술계의 공론장을 만들고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결사체이자 사업체인 사회적 협동조합이죠.

Q2) 조합원에는 어떤 분들이 계시는지, 몇 분 정도가 계시는지, 어떤 활동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 조합원은 생산자·소비자·직원·후원자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요. 단지 생산자, 창작자 중심이 아니고 개별 예술창작자,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가, 마을활동가, 지역운동가, 후원자분들 등 다양하게 계시죠.

조합원 수는 2016년 초 만해도 40명이 좀 안 됐는데, 이제 90명을 넘었어요. 조합원 모은 지 1년쯤 되었는데 많이 늘었죠. 작년 초부터 두 분의 상근자가 들어오시면서 조합원을 늘리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어요. 리플렛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을 만나고, 헌신적으로 영업을 뛰었던 거죠ㅎㅎ

– 그동안 홍대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려는 마포구청 정책을 막기 위한 활동, 우리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제안활동 등 규모가 큰일들을 주로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사업을 챙기기가 어려웠는데, 늘 고민하고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 중 하나예요.

Q3) 2014827일 창립총회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2년의 기간 동안 홍우주 활동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 2014년 8월 창립총회 때는 사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실체를 잘 모르고 시작했어요. 최근에야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국내 사례도 별로 없었고요. 문서상으로 어떤 것인지 정도만 알았죠. 일단 시작은 했지만, 처음에는 활동도 없었고, 사무국도 갖추지 못했어요.

2015년에 인가를 받기 위한 작업들을 시작했죠.  그때 막 좌충우돌하며 예비특구사업을 갑자기 신청하게 되었고 준비사업을 하면서 온갖  경험을 했어요. 행정의 불합리함부터 내부조직이 얼마나 허약한지 등을 다 겪었어요. 사업을 하려니, 나의 삶의 단지 몇 %만 할애하기에는 부족할 것 같더라고요. 공간과 상근자, 사무국이 필요하다고 이사회에 제안해서, 2016년부터는 사업과 조직이 운영되는 시스템을 갖췄어요.

2016년에 ‘홍대관광특구대책회의’ 활동을 하면서 존재감이 확실하게 생긴 것 같아요. 홍우주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셨고 내부적으로도 소속감이 높아졌어요.

Q4) 요즘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의 상황이 궁금해요.

– 홍대 인근의 공간들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없어지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요즘 눈에 띄는 변화는 홍대 중심가를 찾는 연령대가 10대~20대 초반으로 낮아졌다는 거예요. 공간의 성격이 변하면서 싼 가격에 많이 팔고 빠지는 전략으로 들어오는 가게들이 많아졌어요. 따라서 방문객의 연령대도 낮아진 것 같아요.

그래도 옛날 신촌, 이대 인근처럼 어마무시하게 개발되어 공간이 한꺼번에 다 사라지고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어떻게든 건물주나 세력들이 버틸 때까지는 버티려고 하겠죠. 유입도 계속될 것이고요.

그리고 CSR이라고 해서 기업이 사회공헌처럼 들어오는데, 예전에 샴푸 회사가 서교동 성당 근처에서 클럽을 했었고 지금은 문을 닫았어요. 또, 폼텍 웍스홀이라는 공연장이 합정동에도 있죠. 폼텍 사옥에다 만들었어요. 가보면 나쁘진 않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공간의 독특함이나 개성들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그런 공간은 아주 쉽게 없어질 수도 있어요.

Q5) 홍우주의 현재 이슈는 무엇인가요?

– 올해 저희는 관광특구 반대 활동을 계속하면서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사회를 향해서 액션을 취하는 건 익숙하고 강한 분야지만, 사업 모델을 만드는 건 해본 적도 없고 취약한 분야죠. 우리는 두 가지를 다 잘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더 배우고 잘해보자는 문제의식에는 합의가 됐죠. 문화예술인들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는 이미 있는데, 이것을 자본이 아니라 사람들이 연합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강해요. 물론 젠트리피케이션과 공간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주장은 계속 주되게 가져가고요. 작년에는 관광특구 전체에 반대했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하고 같이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정책제안을 하면서 말뿐인 거버넌스가 아니라 시민이 주도할 수 있는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어보는 게 중점입니다.

Q6) 홍우주 활동을 통한 개인적인 목표, 내적 동기가 궁금해요.

– 동혁: 저는 원래 10년간 수학 강사로 일하다가 지역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노동당에서 우연히 정문식 활동가를 알게 됐는데, 어느 날 술을 사주며 사무국장을 제안하더라고요ㅎㅎ 문화예술운동의 메커니즘은 잘 모른다고 했더니 저의 주된 역할은 회계와 조직이라고 했고 제가 그 분야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문화예술 자체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 활동을 배우고 싶었어요.

지금은 ‘동네에서 문화예술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 ‘비지니스 모델은 어떻게 만들지?’와 같은 고민을 많이 해요. 학원 강사일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시장이 명확하고 비교우위에 서야 하는 간단한 문제가 되지만,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문화예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업모델은 만든다는 게 지금은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져요. 기업이 아닌 방식으로 문화예술인이 모여서 경제적 유통망을 갖춘다는 것이, 사이즈가 큰 일이지만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마포구청장과 싸워서 이기는 건 기본상수고요.

– 병주: 사실 참 갑갑합니다. 저는 홍대앞에 대한 애정이 정말 깊어요. 스무 살에 와서 햇수로 8년간 서교동에 살았어요. 처음 목도한 홍대앞은 2010년도 풍경이고, 그때는 아직 홍대앞이 좀 놀만 했어요. 그때가 마지막 세대였던 것 같아요. 씨클라우드, 바다비 같은 라이브 클럽부터 아로마 포차까지. 술집들, 작은 공연장들, 갤러리들, 문화예술 공간들이 다 있었어요. 한창 두리반 투쟁이 이어지면서 아티스트들도 사회 참여적인 움직임이 생겨났지만,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이 확 몰아쳤어요. 그 이후로 많은 공간과 친구들이 떠나갔어요.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여기 남아있는 사람들만이라도 더 밀려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저만의 싸움을 홍우주에서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삶과 업이 80% 일치한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만족도가 높지만, 동시에 조직에 해당하는 업이 불안정한 상태예요. 조직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네요.

– 문식: 20년 가까이 여기 있으면서 동네에 대한 온갖 기억과 감정이 다 있어요. 애증의 대상이죠. 꼴도 보기 싫다가도, 그래도 새로운 누군가가 들어온다는 것이 계속 확인이 되니까 남게 돼요. 지금 주변에 홍우주를 같이 하고 있는 비슷한 40대 또래들을 보면, 옛날과 많이 달라진 게 있어요. 그나마 뒤에 오는 친구들에게 뭐라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의식, 부채감을 가져요. 문화예술의 성지까지는 몰라도, 지금 남아있는 이 정도라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홍우주를 하면서의 바람이에요.

또, 개인적으로는 아래서부터 시작된 민간의 역량이 얼마만큼 키워질 수 있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조직으로 갈 수 있을지 실험해 보고 싶어요. 그 과정을 겪어나가면서 결국은 문화예술과 사회가 만나는 방식은 어떤 것일지를 확인할 수 있는 조직으로서 홍우주가 됐으면 좋겠어요.

Q7) 홍우주 활동가에게 우주란?

– 동혁: 우주라는 공간이 있으면 별들도 있고 가스와 먼지 덩어리가 있잖아요. 여기로 가져오면, 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두 분이 문화예술당사자로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면, 저는 시민에게 문화예술은 무엇인가 그 관점에서 보려고 애쓰면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해요. 저는 문화예술인들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시민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관계 맺기를 할 것인지에 늘 관심이 많아요.

– 문식: 저의 우주는 술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을 ‘밥’, ‘잠’, ‘똥’, ‘술’로 꼽아요. 술은 잘사는 것의 윤활유와 같죠. 예술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해봐야 해요. 한국은 늘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잘산다는 정도만 있는데, 사람이니까 누릴 수 있는 게 문화고 예술이잖아요. 늘 이것이 다른 것보다 못한 걸로 인식돼요. 생존에 필요한 필수요소 외의 것으로 문화, 예술을 이야기하는 게 술이고,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 병주: 저에게 우주란 홍대입구역 10번 출구입니다. 하하하. 지금 홍대입구역에 9번 출구까지만 있잖아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무브먼트를 만들어 내자는 취지에서요. 아직 이 세상에 없고, 그래서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한 번 만들어 볼 만한. 홍우주로 통하는 문. 홍대입구역 10번 출구입니다.

[문화연대 활동가의 방문소감 나누기]

김재상_

‘oo대 앞’, ‘oo대 근처’와 같이 대학가 인근은 그 대학의 명칭을 빌려, 지역 명처럼 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의 특성이 주변의 문화 생태계 지형에 영향을 주는 셈인데, 주소 상 상수동에 위치한 홍익대학교와 홍대 주변 일대 또한 그러하다. 아니, 그러했다고 전해져 온다. (지역명이나 대학 이름의 줄임말로서의)홍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지극히 인디적인 인간들의 거대한 아지트임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예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지표가 되었다. 그로 인해 ‘홍대-앞’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자연스레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엔 그 지형이 변질되었다. 충만했던 끼가 소실되어 더 이상 ‘홍대-앞’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유흥과 향락. 자본의 유입. 변질되어가는 상권. 예술(가)의 이탈. 지극히 독립적 ‘이었던’ 주체들은 점점 자본이 설정한 방식의 일차원적인 쾌락만을 좇는다.

우리가 만나본 ‘홍우주 사회적 협동조합’은 ‘홍대-앞’의 흥망성쇠 한복판에서, 잊혀져간 혹은 없었던 문화예술생태계의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에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공론장의 형성은 문화예술생태계 지형 변화에 직간접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변화에 대해 같이 결정하는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새로움/다양성/변화라는 흐름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홍대-앞’. 그 뒤안길에서 우리가 – 보지 않았던, 보지 못했던, 봐야했던 – 흘려보낸 흐름들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홍우주’. 그들의 의미 있고 당찬 활동에 격려를 보내며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려 한다.

김소담_

처음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이건 뭐지?’하는 관심과 궁금증이 생겼다. 조합원들이 모여서 자체적으로 일하고 운영해가는 협동조합은 뭔지 좀 알겠는데, 홍우주는 뭘까? 다른 것도 아니고 우주, Universe라니! 이 거대하고 끝없는, 신비와 미지의 세계인 우주라는 단어가 강렬했다. 나중에 그 뜻을 알았을 때, 참 예술적인 센스가 넘친다고 생각했다. 홍대앞의 문화예술생태계를 말하는 동시에, 지향하는 바와 많은 뜻을 담은 이름 같았다.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찾아가는 길. 생각보다 문화연대 사무실과 가까워서 마치 동네 주민 집에 놀러 가는 기분이었다. 가정집같이 푸근한 공간과 푸근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편안한 기분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제 막 마포구의 지역운동과 문화예술운동을 배워가는 입장에서, 홍우주가 전해준 활동 이야기들은 특히 많은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각 활동가 개인들이 가졌던 기대와 목표, 느꼈던 감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주실 때 울림이 컸다. 도시 곳곳에서 진행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친구와 공간이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은 어땠을지를 생각한다.

남아있는 것들만큼이라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은 늘 반복되지만, 거대한 단위, 국가, 기업, 시장만의 논리가 반복되어 말해진다. 실제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늘 묻혀버리고 만다.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쫓겨나는 상황에서는 어떤 고유한 문화도 정착할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말해지고 들리는 세상을 지키는 문화활동가의 길을 고민한다. 사람과 마을,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말하는 홍우주의 목소리가 우주로 뻗어 나가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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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에서 시작해서 우주로 뻗어나갈 문화예술 사회적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주세요.

Q   : 예술인만 가입할 수 있나요?
A   : 예술인뿐만 아니라 홍대앞 문화예술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분 모두 가입 가능합니다.

Q   : 조합원이 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요?
A   :  조합이 진행하는 홍대앞 관련 공모/수익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조합과 연계된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조합의 복지사업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 어떻게 가입하나요?
A   : 이름/연락처를 아래 메일로 보내주세요. 가입신청서를 보내드립니다.
hculturecoop@gmail.com

–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hculture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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