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연대로 채운 시원한 변화의 바람을 시청 광장에서 함께 맞이하다.

2016년 6월 15일culturalaction

2016년 서울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에 참여한 연분홍치마의 이야기

6월 11일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성소수자들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목청 높여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고 성소수자 평등과 인권의 목소리를 외친지 불과 하루만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극단적인 혐오 범죄가 아직 한국 사회에 벌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지만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성소수자에게 혐오와 차별은 일상입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 편견에 맞서 싸워야합니다. 학교, 직장, 군대 그리고 가족 구성원에게 커밍아웃은 일상의 차별을 넘어서 제도적 벽에 매번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이 발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상황은 여전합니다. 오히려 2016년을 돌아보면 더욱 암울합니다.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이 열리는 서울시청 광장 주변을 ‘HOMOPHOBIA IS SIN!’, ‘동성애는 인권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연신 알다가도 모를 이상한 주문을 그들의 하나님에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혐오를 조장하는 목소리를 규제하거나 예방할 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경련-어버이연합 커넥션에서 밝혀졌듯이 정부는 오히려 방조하며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통해서 보았듯이 지방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이며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국가독립기구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혐오의 목소리를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여러 정부 공공기관에 혐오 조장을 앞장서는 자들을 알박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6월은 성소수자들에게 특별한 달입니다.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거센 항쟁이 1969년 6월 28일 미국 뉴욕의 성소수자 술집 스톤월 인 (Stonewall Inn)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찰의 무자비한 단속과 이 과정에서의 인권유린에 저항했습니다. 그로부터 전세계 수많은 도시에서 이 날을 기념하며 자신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긍정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에 요구하는 권리들을 외치고 있습니다.

올해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는 그동안 다큐멘터리 촬영이나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으로 행진 참여를 아쉬워했던 것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부스를 차렸습니다. 준비하는게 영 신통치 않았는지 문화연대 유아언니가 너무나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여섯색깔 무지개 버튼을 담아 ‘SHOW YOUR PRIDE’ 버튼을 270개나 만들어주었고 용산, 쌍차, 강정, 한진 등 저항과 투쟁의 현장에서 작품으로 연대하는 이윤엽 작가님과 만나 ‘자유다’라는 목판화를 30점이나 조직해주었습니 다. 특히 성소수자 문화 무지개가 가지는 의미와 다양한 성정체성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함께 어울려사는 모습을 담은 목판화는 성소수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KakaoTalk_Photo_2016-06-15-23-06-44

당일 연분홍치마 활동가들은 설레면서도 신나게 부스 활동을 펼쳤습니다. 시청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유성노동자분들도 찾아오고 주간지 ‘WORKERS’ 활동가들도 부스에 함께했습니다. 더불어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모임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PRE-PRODUCTION을 진행중이기에 바로 옆 부스의 부모님들을 촬영하며 ‘엄마가 안아줄께! 어서와! 반가워! 내년에도 보 자!’ 외치는 부모님들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도 서럽게 우는 성소수자들과 따뜻한 눈물로 화답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연분홍치마의 부스는 소중한 연대로 가득채웠습니다. 그 덕분에 유아 언니의 버튼은 완판되었고, 이윤엽 작가님의 자유다 작품은 19점이 판매되었습니다. 구입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는 2004년부터 활동을 해오는 연분홍치마가 처음으로 후원주점을 10월 중에 개최합니다. 이 때도 연대의 따스한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다시한 번 유아 언니의 ‘SHOW YOUR PRIDE’ 버튼과 이윤엽 작가님의 ‘자유다’를 구입해주신 분들과 연분홍치마 부스에 들러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년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에서 무지갯빛 시원한 변화의 바람을 맞겠습니다.

KakaoTalk_Photo_2016-06-15-23-06-50

이윤엽 작가님의 ‘자유다’는 현재도 구입이 가능하며 구입 가능 판화 번호는 총 30개 중에 12, 14, 16, 17, 18, 19, 21, 23, 26, 27, 28 입니다. 판매 금액은 50,000원입니다. 구입 방법은 ypinks@gmail.com 으로 이름, 연락처, 희망 작품 번호 그리고 수 령 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답메일을 통해 입금 계좌 등을 알려드립니다.

 

  • 장병권 _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상임 활동가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rev Post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