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더 무서워요

2016년 7월 26일culturalaction

이종임 /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문화연대 집행위원

 

한국 좀비영화라는 타이틀을 단 영화 <부산행>이 KTX급의 속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큰 흥행을 한 미국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의 완성도와 좀비 재현방식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상업영화 <부산행>의 완성도는 어떨지, 과연 한국에서 좀비영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 영화는 현재 개봉 5일 만에 관람객 500만명을 넘어서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대중과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일까.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도시 부산으로 가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다룬다.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좀비에 주목하기보다, 좀비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변하는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아이, 임신부 가리지 않고 좀비 무리에 던져버릴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인간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등장인물 중 여고생 진희의 대사는 우리를 더욱 소름끼치게 만든다.

경향신문, 201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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