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평] ‘더러운 잠’ 여혐논란 및 표창원의원 징계 논의에 부쳐

2017년 1월 26일culturalaction

[문화연대 주간논평]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논의 확대가 필요하다

– <더러운 잠> 여혐 논란 및 표창원 의원 징계 논의에 부쳐

 

국회에서 열린 전시 ‘곧바이전(곧, BYE! 展)’ 관련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전시회를 함께 주최한 표창원 의원이 사과했고,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에서도 26일 첫 회의를 열고 징계를 논의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않을 것 같지 않다. 특히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뜯겨서 망가진 작품 <더러운 잠>에 대해서는 보수단체 뿐 아니라 여성단체까지 ‘여혐’이라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어 표창원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가 정해질 설연휴 이후에 다시 한 번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문화연대는 <더러운 잠>과 관련한 이번 논란이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라는 맥락으로 토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이 광주비엔날레 전시에서 철거되었을 때도 비슷한 맥락의 논란이 있었는데, 특히 풍자, 패러디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논란이 되어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더러운 잠>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완성도, 수준 등 개인의 호불호 문제를 떠나 작품의 풍자가 ‘여혐’이냐의 여부는 충분한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다. ‘반여성, 여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원화의 표현이나 패러디라는 특성을 근거로 ‘여혐’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작품과 관련해서는 ‘표현의 자유’의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패러디의 한계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충분한 사회적 토론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혐’ 여부, 패러디의 맥락,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한 복잡-다양한 입장들이 오가는 가운데 예술을 둘러 싼 우리 사회의 소통과 교감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작품 훼손, 주최자에 대한 정치적 징계 등은 그렇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시도이다. 작품에 대한 판단이나 ‘여혐’ 여부 등은 제한없는 토론으로, 사회적으로 이야기되고 이해되어야 하는 문제다. 특정 프레임의 시각에서 볼 때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라고 함부로 훼손한다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작품을 전시했다는 이유로 주최자를 정치적으로 징계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 누가 그 작품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인 결론을 내고, 작품의 전시 자체를 제한할 수 있단 말인가.

문화연대는 <더러운 잠>과 관련한 이번 논란이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다 진전된 사회적 논의로 나아가기를 다시 한 번 바라면서, 다음의 사항을 요구하는 바이다.

1. 논란이 되었던 작품 <더러운 잠>을 훼손한 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2.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회부에 유감을 표하며, ‘예술작품과 표현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징계하려는 시도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017년 1월 26일(목)
문화연대

*한글파일 다운로드: CA_OO_2017011926_[주간논평]예술표현의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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