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종환 문화부 장관 후보자 인선, 문화행정의 전면적 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5월 30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습니다. 도종환 후보자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의 공론화하고, 대기업에 대한 미르재단 기금 출연 압박사실이 담긴 회의록을 밝혀내는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왔습니다. 또한 문화정책에 이해도나 현장과의 소통정도에도 높은 평가를 받아 유력한 문화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어 왔습니다.

이번 문화부 장관후보자 선임은 다른 여느 인사보다 더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정부의 문화행정 파행으로 무너진 문화행정체계를 바로 세우고 혁신적인 문화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화부 장관의 역할은 정말 중요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1번 공약으로 내세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전면조사와 대책수립뿐만 아니라, 현장의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고 협치와 지역화의 가치에 기반한 문화행정 확립에도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 장관후보자 선임이 낡고 부패한 문화행정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의 첫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시인 출신 재선의원,<뉴스1>(2017.5.30) http://news1.kr/articles/?3007192
2. 문화부 업무보고, 새로운 문화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우선되어야

지난 주말에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는 ‘미니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위원회가 각 부처의 법무보고를 받았습니다. 특히, 블랙리스트와 각종비리 등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부역자 역할을 톡톡히 한 문화부의 업무보고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날 업무보고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정권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문화체육 정책이 거의 초토화되는 경험을 우리사회가 겪었다’고 언급하며 ‘과거의 잘못을 발본색원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화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 된 이후 꾸준히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문화부가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문제의 책임이 있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거나 책임자 처벌과 같은 문제의 핵심은 빠진 사과문 발표를 한 것과 같이 말입니다. 어디까지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역자이고, 처벌의 대상인지 정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을 밝혀가는 과정이 파행으로 얼룩진 문화행정을 바로 세우는 첫번째 시작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현재 문화부를 중심으로 한 국정방향계획 수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와 국정기획위원회는 민관 중심의 새로운 문화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문화정책 혁신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관련기사: 
– 국정기획위, 문체부 구태 '발본색원' 촉구…"사람중심 문화정책 돼야",<뉴시스>(2017.5.26)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0526_0014921829
3. ‘고약한’ 드라마 제작 관행, 이제는 바꾸자

tvN 드라마 ‘혼술남녀’는 지난해 10월 25일에 종영했습니다. 높은 시청률과 트렌디한 대본과 연출로 줄곧 호평을 받았고, 특히 ‘혼술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화제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10월 26일, ‘혼술남녀’ 드라마의 조연출 故 이한빛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스물일곱의 짧은 삶이었고, 드라마 제작사 CJ E&M에 입사한 지 9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유서는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유서에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 노동관행과 열정착취, 그로 인해 한 청년이 느꼈던 낙담과 좌절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故 이한빛씨의 죽음은 장시간 노동과 군대식 도제시스템, 위계화된 계약관계로 점철된 ‘고약한’ 드라마 제작현장을 세상에 고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이한빛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다방면의 실태조사와 사회 공론화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사 CJ E&M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책임 추궁에는 업계의 관행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했습니다. 이에 많은 사회적 질타가 쏟아졌고,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자신의 SNS에 故 이한빛씨의 죽음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CJ E&M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일이 있었죠.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5월 22일 CJ E&M측은 대책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故 이한빛씨의 죽음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드라마 제작환경의 개선도 약속했구요. 입장의 변화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 같은 약속이 앞으로 어떻게 지켜지는지는 눈 부릅뜨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련기사: 
– CJ E&M, '혼술남녀' 고 이한빛 PD 유가족과 대화 재개,<노컷뉴스>(2017.5.22) http://www.nocutnews.co.kr/news/4787907

-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서울신문>(2017.5.30)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530500016&wlog_tag3=naver#csidxfc25365db3b30d0b9ed672a67817f13

- 사고 1주기' 구의역에 '혼술남녀' PD 부친 포스트잇 남겨,<연합뉴스>,(2017.5.28)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28/0200000000AKR20170528031100004.HTML?input=1195m
4.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로?

얼마 전 ’추적60분’이란 TV프로그램이 다룬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 충격적이다 못해 비현실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이 조성되었다는 것인데요. 이 중에서는 미술품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담철곤 회장을 고발한 시민단체의 고발내용에 따르면, 회삿돈으로 구입한 시가 2억 5천만 원에 달하는 마리아 퍼게이(Maria Pergay)의 ‘트리플 테이블(Triple tier flat-surfaced table)’라는 작품이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위작을 대신 입고하는 방식으로 횡령한 의혹이 있다는 것인데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담철곤 회장은 2011년 이미 회삿돈으로 산 수십억 원대의 명화들을 자신의 사택에 걸어 놓는 등의 전력이 있습니다. 재벌가에서 불법 상속과 증여의 수단으로 미술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인데요. 이번처럼 위작, 갤러리까지 연계된 의혹은 처음이라 수사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 [Who Is ?]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비즈니스포스트>(2017.5.24) http://www.business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796

- '추적60분' 담철곤 오리온 회장 비자금 의혹···그는 왜 고발당했나?,<서울경제>(2017.5.24) http://www.sedaily.com/NewsView/1OG1R9ID77
5. 아시아의 두 국가, 성 소수자 인권의 대조적인 현주소

2017년 5월 24일은 성 소수자 인권과 관련하여 상징적인 날이 되었습니다. 대만의 헌법재판소는 동성 커플의 결혼을 금지하는 현행 법 제도가 위헌이라고 판결하였고, 이로써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이 가능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같은 날 한국에선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조사로 구속된 A대위가 동성애 처벌조항인 군형법상 추행죄로 유죄(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를 선고받았습니다. 더구나 사법기관은 수십 명의 다른 ‘A대위’들을 기소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육군 A대위의 유죄판결은 동성애를 범죄시하여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하는 사건입니다. 영외에서 오로지 동성의 상대와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는 일입니다. 성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범죄시하려는 반인권적 행위입니다.

대만의 성 소수자 활동가는 동성혼 법제화를 종착점이 아닌, 그저 한발을 내딛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대만과 한국에서 같은 날 일어난 대조적인 상황의 격차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의 현실은 갈 길이 너무나 멀어 보입니다.

*관련기사: 
– 대만, 아시아 첫 동성결혼 허용하기까지,<오마이뉴스>(2017.5.2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28493&CMPT_CD=SEARCH

- 사랑에도 불법이 있나요,<한겨레21>(2017.5.29)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3607.html